프랑스 상원의장 크리스티앙 퐁셀이 21일 상하이에서 중국 장애인 운동선수 진징에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편지를 전달한 뒤 키스를 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성화 릴레이에 대한 항의 시위에 맞서 중국 국민들 사이에서 ‘성화 영웅’으로 떠오른 진징에게 개인적 지지를 담은 편지를 썼다. 상하이/ AFP 연합
프랑스, 라파랭 전 총리 특사파견 ‘불매운동’ 진화
독일기업들도 메르켈 총리의 친 티베트 행보에 우려
독일기업들도 메르켈 총리의 친 티베트 행보에 우려
프랑스가 중국의 성난 민심에 화들짝 놀랐다. 중국 인터넷을 떠돌던 까르푸 불매운동이 19~20일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반프랑스 시위로 폭발하자 정부 차원에서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중국의 ‘시위외교’가 다시 한번 위력을 발휘한 것이다.
홍콩 언론들은 21일 장 피에르 라파랭 전 프랑스 총리가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23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 중국통으로 불리는 라파랭 전 총리는 23일 원자바오 총리를 만나 확산 중인 반프랑스 시위에 대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주말께 장 다비드 레비트 수석 외교고문을 베이징으로 보내 중국 정부와 관련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레비트 고문 또한 프랑스 기업과 제품을 겨냥한 불매운동 등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반프랑스 움직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까르푸 불매운동으로 티베트 지지 성향을 보였던 다른 나라의 기업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 티베트의 자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최근 또다시 달라이 라마를 만나겠다고 밝혀 독일 기업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시엔 중국이 독일과의 정부간 대화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데 그쳤으나, 지금은 훨씬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BASF)의 위르게 함브레히트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중국이 커다란 사업계약을 (중국에) 덜 비판적인 나라의 회사에 넘길 수도 있다”며 “중국과의 교역 악화는 독일 경제에 고통스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틴 반슬레벤 독일상공회의소 회장도 “유럽의 반중국 움직임은 서구 제품에 대한 중국인들의 거부감만 부추길 뿐”이라며 자제를 촉구했다. 독일은 일자리 20만개가 중국 수출과 직접 관련돼 있고, 대중국 수출액이 전체의 7%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반프랑스 시위를 자발적인 애국심의 발로라고 옹호하면서도 지나친 확산을 통제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 시위가 역으로 중국의 반외세 정서에 대한 반감을 불러 올림픽에 영향을 주고, 통제를 벗어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눈치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일 사설을 통해 “인민은 애국주의를 조용하고 이성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이정애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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