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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한 총리가 방문하는 카스피해 4개국은 어떤 곳?

등록 2008-05-12 12:15

취임 후 첫 자원외교에 나선 한승수 총리가 11일 방문한 우즈베키스탄 등 카스피해 주변 4개국은 어떤 곳일까.

국제유가가 배럴당 126달러를 넘어서는 등 연일 최고가 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들 자원부국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

우즈베키스탄 등 4개국은 옛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으로 옛 소련의 직접적 영향을 받다가 지난 91년 연방 붕괴로 모두 독립한 나라들이다.

독립과 동시에 세계 주요 나라들의 에너지 안보 경쟁과 지정학적 요인에 따른 전략적 이해 관계가 맞물리면서 일찌감치 국제적 관심이 쏠린 지역이다.

특히 걸프전과 이라크전 이후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하려는 미국·유럽의 메이저 자본들과, 이에 대항해 옛 연방의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러시아간 치열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른바 냉전 이후 ‘소리없는 전쟁터’의 대명사가 된 셈이다.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한 중국과 인도가 이 일대 에너지 확보 경쟁에 뒤늦게 가세하면서 지정학적 방정식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브레진스키 등 세계 유수의 국제 전략문제 연구가들은 2020년께 카스피해 일대가 자칫 ‘세계의 화약고’로 부각될 우려가 높다고 일찍부터 예고했다.

■ 에너지 자원 세계 2번째 매장량=우선 카스피해 지역은 매장된 원유와 천연가스만 놓고 볼 때 매장량이 중동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이른바 에너지 자원의 새로운 엘도라도로 주목받고 있다. 한 총리가 이번에 순방하는 4개국을 포함한 카스피해 일대의 에너지 자원량은 추정치까지 포함할 경우 원유는 2500~3000억 배럴, 천연가스는 15조~20조 입방미터에 이른다. 원유 매장량만 따지고 보면, 세계 매장량(약 1조2천억 배럴)의 22%를 웃돌고, 미국내 유전(220억 배럴)과 북해 유전(130~170억 배럴)을 합친 것보다 6배 이상 많다.

아제르바이잔의 바쿠 유전이나 카자흐스탄의 텐키즈 유전 등을 빼고나면 아직까지도 이 일대 대부분의 해상 및 육상 석유·가스는 탐사 또는 개발 단계이다. 이 때문에 정세가 불안한 중동으로부터의 석유공급 의존도를 줄이려는 국제 석유·가스 회사들의 매력적 투자지역으로 부각되면서 개발권 획득과 파이프라인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카스피해 주변국의 주요 천연광물 매장량도 엄청나다.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우라늄 매장량이 약 6.6만t으로 세계 6위에 이른다. 금도 2천t에 육박해 부존량 세계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 등도 알루미늄과 텅스텐, 크롬, 구리, 철광석 등의 세계적 자원부국이다.

■ 석유수송로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총성없는 전쟁’=카스피해 일대가 세계적 관심지역으로 다시 대두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지난 200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라시아 대륙의 전략적 요충지로 주목받는 아제르바이잔이 미국 등과 손잡고 지중해 연안인 터키 세이한항까지 1768㎞에 이르는 BTC 송유관을 개통한 때문이다. 옛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인 카스피해 주변 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기존 러시아 영토를 거치지 않고 서방으로 원유를 수송하는 ‘직접 공급망’을 구축한 것이다. 러시아가 자국 송유관을 통해 유럽에 천연가스와 원유를 독점 판매하던 기존 구도가 깨지게 된 셈이다.

최근에는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10%를 차지하는 투르크메니스탄도 이란과 러시아를 거치지 않고 카스피해를 직접 관통해 아제르바이잔까지 잇는 가스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러시아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앞서 이 일대 미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1996년 카스피해 주변 국가들과 ‘상하이 협력기구’를 결성한 중국도 이듬해 카자흐스탄과 자국의 신장·위구르 쪽을 잇는 3천㎞ 규모의 송유관 건설에 합의했다.

■ 한국 진출 에너지기업, 아직은 걸음마 단계= 한국 에너지 기업들이 이 지역에 본격 진출한 시기는 서방보다 10여년이 늦은 지난 2003년께 부터다. 상업 시추에 성공한 광구는 아직 없다. 모두 탐사 또는 탐사준비 단계다. 에스케이에너지 등으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은 지난 2003년부터 카자흐스탄 카스피해 해상의 잠빌광구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카즈흐 쪽과 지분양수도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본격적 개발을 미루고 있다. 나머지 카자흐스탄 안의 6개 광구에 진출한 한국 기업도 아직 개발 단계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 등도 2006년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과 아랄해 가스전 탐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상업 시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타쉬켄트/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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