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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유가 대란’ 아시아 잇단 “에너지 보조금 삭감”

등록 2008-05-23 20:35수정 2008-05-24 00:16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에너지 보조금 비중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에너지 보조금 비중
재정 압박 인도네시아 “연료값 29% 인상”
대만 등도 가격통제 폐지…사회 불안 우려
고유가와 힘겨운 전쟁을 벌여온 아시아 국가들이 재정 압박을 견디다 못해 급기야 에너지 보조금 삭감이란 비상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런 조처는 세계 식량위기로 한껏 치솟은 물가를 더욱 자극해 각국의 정치·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 등이 “국가 재정에 위협을 느껴 에너지 가격 안정을 위해 지출해온 보조금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의 스리 물랴니 인드라와티 재무장관과 푸르노모 유스기안토로 에너지장관은 22일 “조만간 정부 보조금을 줄여, 연료가격을 평균 28.7% 인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에너지 보조금은 정부 재정 지출의 20%에 육박했다.

최근 곡물가가 폭등하면서 폭동이 일어난 인도네시아의 기름값 상승은 서민들의 동요를 폭발시킬 뇌관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1997년 금융위기로 재정압박에 시달린 정부가 이듬해 5월 기름가격을 한꺼번에 70%나 올린 것이 대규모 폭동과 약탈을 낳아 수하르토 장기독재 정권의 붕괴로 이어졌다.

지난해 125억달러를 에너지 보조금으로 퍼부은 말레이시아도 천정부지로 뛴 기름값 때문에 곧 에너지 보조금을 손질할 예정이다. 노르 모하멧 약촙 제2재무장관은 “에너지 보조금이 국가의 가장 큰 문제로 떠올랐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말레이시아의 재정적자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3.2%에 이른다. 하지만 압둘라 바다위 정권은 지지 기반 침식이 우려돼 에너지 가격을 급격히 올리는 것은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만 정부는 6월부터 석유와 디젤에 대한 가격 통제를 폐지할 방침이다. 류자오쉬안 대만 총리는 22일 기자회견에서 “연료 가격을 6월2일부터, 전기세는 7월부터 인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탠더드차터드뱅크의 토니 푸 이코노미스트는 “높아진 에너지 가격은 대만의 소비자물가에 불을 지펴 경제성장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보조금 정책을 둘러싼 ‘딜레마’에 놓여 있다. 액화석유가스를 수입가격의 3분의 1로 공급하는 타이와 국영 기업에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식으로 휘발유 가격을 낮게 통제하는 인도와 중국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름값을 그냥 두자니 국제원유가의 기록적 고공행진으로 국가재정이 휘청거리고, 손을 대자니 민심 이반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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