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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일 정상회담, ‘불안한’ 갈등 봉합

등록 2005-04-24 19:58수정 2005-04-24 19:58

후진타오(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일정상회담을 위해 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맞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
후진타오(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중·일정상회담을 위해 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맞고 있다. 자카르타/AP 연합

“역사반성 실천을”…“반일시위 대응 나서길”
야스쿠니 참배·가스전 개발 등 걸림돌 여전

중국과 일본은 23일 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두 나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촉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관계 악화에 따른 부담과 국제사회의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온 두 나라 정부는 이로써 두 나라의 마찰을 일단 ‘봉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현안들을 둘러싼 견해 차이는 조금도 좁혀지지 않아 ‘불안한 화해’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 회담내용과 평가=두 정상은 55분 동안 열린 이날 정상회담에서 최대 현안인 일본의 역사인식과 중국의 반일시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두 나라의 우호관계가 아시아의 안정과 발전에 불가결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역사와 대만 문제에서 일본이 한 몇가지 행동이 중국과 아시아 나라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했다”며 “반성을 행동으로 옮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일 공동선언 등의 준수와 대만 독립 불지지 등 5개항을 주장했다.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선 “하나하나 토론할 생각은 없다”며 이번 회담에선 거론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최근의 격렬한 반일시위와 관련해 적절한 대응을 촉구했으나 중국 쪽에 사죄와 반성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회담 성사에 안간힘을 쏟아온 일본 정부로선 두 정상이 만난 것 자체에 상당히 의미를 두고 있다. 정상들이 손을 맞잡은 모양새만으로도 양쪽의 적대적 감정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을 차단하는 계기는 될 것으로 일본 쪽은 기대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회담 뒤 “매우 좋은 만남”이라고 자평했다. 지난해 11월 칠레 정상회담 때와 달리 후 주석으로부터 야스쿠니 참배로 공박당하지 않은 것도 일본으로선 안도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부의 평가와 달리 일본 언론 등에선 회담이 중국 쪽 주도로 진행됐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쪽에서 명백하게 국제법 위반이라고 보는 중국 시위대의 일본 상점 공격에 대해 전혀 사죄를 요구하지 않은 반면, 회담 전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새로이 한 점 등은 지나친 양보라는 것이다.

중국 내 거센 반일기류를 의식한 중국 정부는 회담에서 중국 쪽 주장을 충분히 펼쳤다는 점을 강조하려 애썼다. 후 주석이 회담 뒤 이례적으로 고이즈미 총리보다 먼저 기자회견을 연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 쪽은 특히 역사인식과 함께 대만 문제에 대해 분명한 의사를 전달했다는 점을 수확으로 꼽고 있다.


◇ 산적한 걸림돌=이번 회담이 원칙론 강조에 그친 것은 관계회복의 길이 그만큼 험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은 일본에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함으로써 반일정서가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4월 들어 3주 동안 이어졌던 주말 반일시위가 23~24일엔 잠잠해졌지만 5·4운동 기념일에 때맞춘 시위도 예고돼 있다.

중국이 가장 주시하는 것은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다. 그렇지만 그는 앞으로 참배할지에 대해 “적절히 판단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얼버무렸다.

이와 함께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둘러싼 양쪽의 힘겨루기나 센카쿠열도(댜오위섬) 분쟁,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을 둘러싼 마찰 등도 정면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큰 현안들이다.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논의과정에선 역사인식 문제가 부각되지 않을 수 없다. 또 양쪽은 다음달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이해관계 절충이 결코 녹록지 않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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