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즉위미사를 마친 뒤 무개차를 타고 광장을 돌면서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
‘어부의 반지’ 받고
11억 가톨릭 신자 이끌게돼
베드로성당 취임미사
110개국 50만 신도 모여 [3판] 교황은 “나의 이 엄중한 임무는 내 생각과 뜻만을 추구하는 혼자만의 것이 아니며, 신의 뜻과 전체 교회, 세계의 뜻에 따라 수행할 것”이라며 자신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했다. 베네딕토 16세가 초대 교황 성 베드로의 무덤에 참배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날 야외미사에는 세계 110개국 대표단 등 50만여명의 신도가 모여든 것으로 추산된다. 전세계에서 선출된 예수의 12사도를 상징하는 12명이 무릎을 꿇고 교황의 손에 입을 맞추었으며, 이 가운데 김수환 추기경과 한복을 차려입은 한국인 가족 등 한국인 4명이 포함됐다. 교황의 모국인 독일에서도 교황의 형인 게오르크 라칭거 등 10만명의 신도가 로마에 운집했다. 세계 주요 인사 가운데서는 독일의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프랑스의 장피에르 라파랭 총리,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참석했다. 종교계에서는 그리스정교, 성공회, 프로테스탄트, 복음주의자 등 기독교 각 종파 관계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그러나 이슬람교 지도자들은 거의 오지 않았으며 유대교 수석 랍비도 초청받았으나 유대교 축제인 유월절 행사가 이날 시작돼 참석하지 못했다. 취임 미사가 끝난 뒤 교황은 새로운 자동차를 타고 성 베드로 광장을 돌며 신도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지난 1978년 취임미사 이후 신도들 사이로 직접 걸어나와 그들과 만났지만, 81년에 교황 저격 사건이 일어나는 등 안전 문제를 고려해 교황의 움직임을 제한하게 됐다고 교황청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이탈리아 경찰은 이날 로마 상공 8㎞ 범위를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했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지원한 공중조기경보기도 동원돼 철통같은 보안태세를 갖췄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하루 전날인 23일 교황청에서 수천명의 언론인이 참석한 가운데 첫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 교황의 뒤를 이어 언론과 개방적이고 진지한 대화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보수적이고 강경하다는 기존 평가와 달리 교황으로 선출된 뒤 좀더 유연하고 개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교황은 개인적으로는 수줍은 모습을 보였으나 이전보다 편안해 보였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박민희 기자, 외신종합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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