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중립강조 신뢰얻어…내전 위기 정국 수습 국면
레바논 의회는 25일 미셸 술레이만(60·사진]) 군 참모총장을 임기 6년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이날 선출은 지난 21일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친·반 시리아 정파 간에 술레이만 장군을 대통령으로 선출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로써 내전 위기로 치닫던 레바논 정국이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을 전망이다.
나비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은 제15대 대통령 후보로 단독 출마한 술레이만 후보가 전체 128표 중 90%가 넘는 118표를 얻어 레바논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선포했다. 술레이만은 선출 직후 의회 연설에서 “하나로 뭉쳐 단단한 화해의 길로 나서자”며 정파간 대립의 종식과 화해를 강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술레이만은 1970년 육사를 졸업한 뒤 임관해 줄곧 군인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불거진 새 대통령 후임 선출 문제를 놓고 친·반 시리아 정파간 대립이 깊어지는 상황에서도, 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강조했다. 어느 쪽도 편들지 않은 그는 양쪽으로부터 정치적 신뢰를 받을 수 있었다. 대통령이 된 그는 이제 내년 총선에 대비한 선거법 개정과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문제 등 국가적 현안을 풀고, 국민화합 방안 모색을 위한 정파간 대화를 추진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레바논은 지난해 11월23일 친시리아파인 에밀 라후드 대통령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친·반 시리아 정파간 극심한 대립을 보여왔다. 레바논 정부는 친시리아인 헤즈볼라의 대 시리아 통신망을 불법으로 규정해 폐쇄하는 등 반헤즈볼라 정책을 폈고, 이에 맞선 헤즈볼라가 베이루트 서부를 장악하는 등 무력투쟁으로 양쪽에서 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양쪽 진영은 ‘도하 합의’에 따라 술레이만 대통령 선출 이외에 소수 세력(헤즈볼라)이 전체 30개의 각료 가운데 11개를 갖는 연립 내각을 곧 출범시킬 예정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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