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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일 “시베리아유전 지원 못해”

등록 2005-04-25 18:24


송유관 중국지선 우선 건설 추진에 발끈
“협력 불가능” 으름장…러시아 반응 냉담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송유관 건설을 둘러싸고 2단계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음달 1일 러시아의 송유관 건설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 발표를 앞두고 러시아가 중국 쪽 지선을 먼저 건설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데 맞서 일본 쪽이 자금 협력을 거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등 양쪽이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을 방문한 빅토르 흐리스텐코 러시아 산업에너지 장관과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21일 도쿄에서 연 회담에서 이 문제를 놓고 입씨름을 벌였다. 흐리스텐코 장관은 송유관이 서시베리아의 타이셰트~스코보로디노(아무르주), 스코보로디노~페레보즈나야(태평양 연안)의 2단계로 나뉘어 건설될 것임을 분명히 한 뒤, 스코보로디노에서 중국 다칭으로 가는 송유관 지선을 선호한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어떤 식으로든 페레보즈나야로 석유를 보낼 것”이라면서도 “처음부터 모든 건설자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해 이미 중국 쪽 자금을 지원받기로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에 발끈한 나카가와 장관은 중국 쪽 지선을 먼저 건설한다면 애초 약속한 70억달러의 자금협력을 하지 않겠다고 러시아 쪽을 압박했다. 그는 “중국이 우선되면 협력은 불가능하다”며 “협력 얘기는 이 이상 하더라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러시아 쪽은 냉담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양쪽은 송유관 건설 협력에 관한 전문가회의를 계속한다는 데만 합의했다.

뒤늦게 동시베리아 송유관 노선 경쟁에 뛰어든 일본은 지난해 말 자신들이 요구한 앙가르스크~나홋카에 가까운 노선이 채택됨에 따라 중국을 따돌린 것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두 나라 사이에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는 러시아가 중국 지선 선호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일본의 속을 바짝 태우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러시아 정부는 동시베리아 송유관 계획을 승인하면서 중국에 3천만t(하루 60만배럴), 일본에 5천만t(하루 100만배럴) 등 모두 8천만t의 석유를 수출할 것이라며, 1차적으로 중국 국경에서 70㎞ 떨어진 스크보로디노까지 공사를 마친 뒤 동시베리아 지역 에너지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에 맞춰 2단계 공사를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미하일 프라드코프 러시아 총리는 동시베리아 지역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해 서시베리아 지역에서 2400만t을 확보하고 동시베리아 유전개발을 통해 5600만t을 확보한다는 계획 아래 5월1일까지 송유관 건설 재원 마련과 단계별 건설계획을 구체화할 것을 지시했다.

이 때문에 일본 쪽은 불투명한 시베리아 석유 매장량에 비춰볼 때 중국 지선 건설이 우선되면 일본 몫이 거의 없을지 모른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태평양 연안 쪽의 송유관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동시베리아의 석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일본으로선 송유관 건설과 유전탐사 및 개발에 거액을 지원하고도 석유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지 못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중국에 석유를 파는 것은 좋지만, 송유관이 완성되지 않은 채 석유가 고갈될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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