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박사 조직 PC서 도면 발견
이란·북한에 흘러갔을 수도
이란·북한에 흘러갔을 수도
파키스탄 핵 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압둘 카디르 칸 박사의 핵기술 밀매 국제조직이 미사일 장착이 가능한 소형 핵탄두 기술을 북한·이란 등 일부 국가에 넘겼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과거 조직원이었던 스위스 기업가 프리드리히 터너의 컴퓨터에 소형 핵탄두의 설계도면이 들어있었다고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유엔 사찰관 출신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의 미공개 보고서를 인용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원자력기구 사찰관과 미 중앙정보국 관리로부터 이 정보를 입수했고, 이달 초 스위스 정부로부터 파일 파기 사실을 확인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1천기가바이트가 넘는 크기의 이 파일에, 북한·이란 등 10여개국이 개발해 온 탄도미사일용 소형 핵탄두의 설계도면이 포함됐으며, 이 탄두는 파키스탄의 핵탄두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칸 박사의 밀매조직이 과거 리비아에 넘긴 도면은 구형이지만, 이 도면은 최첨단 소형화 탄두기술을 담고 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밀매조직이 체포되기 전에, (이미) 일부 ‘불량국가’들에게 넘겼을 수도 있다”며 “탄두 소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이란 등 칸 박사의 주요고객에게는 이상적인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도면의 입수 및 유통 과정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컴퓨터 파일인 탓에 이미 복사됐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980년부터 2003년까지 밀매활동을 해 온 터너와 두 아들은, 1년 여에 걸친 미·영 정보기관의 조사 끝에 지난 2006년 발각됐다. 이들은 스위스 당국에 체포돼 교도소에서 밀매 혐의 재판을 대기중이다. 스위스 당국은 암호화된 컴퓨터 파일에서 자료를 찾아냈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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