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약달러, 인플레 불러” 공세펼듯
미국과 중국이 17일부터 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서 제4차 전략경제대화를 열어 위안화 절상, 금융시장 개방, 에너지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제까지와 달리 이번 대화에선 미국의 달러화 약세와 금융 위기에 대한 중국의 대대적인 반격이 예상된다.
중국은 우선 미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제기해 온 위안화 절상 요구에 달러화 약세 문제를 제기해 맞불을 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의 달러화 약세 정책이 국제 유가와 곡물가를 높여 개발도상국에 인플레이션을 전가하고 있다며, 이제는 “달러 가치를 올리라”고 되받아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은 미국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문을 상기시키며 역공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이피>(AP) 통신은 중국이 미국의 ‘부실한 금융 노하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나오더라도, 미국으로선 마땅히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또 중국과 중동의 ‘국부펀드’ 유입을 규제하는 미국의 태도를 금융 보호주의로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의 무역불균형 해소 문제에 대해서도 내심 임기말인 조지 부시 행정부와 풀기보다는 다음 대통령과 논의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고유가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화로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에 불편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쓰촨성 대지진 등 잇딴 자연재해로 인한 민심의 동요를 우려해, 중국은 오히려 연료보조금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이번 대화에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선임된 왕치산 부총리가 처음으로 중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한다. 중국 경제사절단은 16일 미국의 항공·기계장비·통신·반도체 기업에 83억달러를 투자하는 35건의 계약에 서명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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