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달라이 라마 8월 만남
중 ‘경고’에 프랑스 “외압 거부”
중 ‘경고’에 프랑스 “외압 거부”
중국의 티베트 시위 진압 문제를 두고 대립했던 프랑스와 중국 사이의 외교 갈등이 ‘2라운드’를 맞았다. 이번에는 오는 8월달에 있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프랑스 방문이 발단이 됐다. 중국 쪽이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만남을 사전에 차단하려 들자, 프랑스 정부가 강경한 어조로 맞섰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9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회동 계획과 관련한 어떠한 외부의 압력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는 쿵취안 프랑스 주재 중국 대사가 전날 ‘두 사람이 만나선 안된다’는 취지로 했던 말을 겨냥한 것이다.
쿵 대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다음 달 파리를 방문할 때, 사르코지 대통령이 그를 만난다면 양국의 관계에 ‘중대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발언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가 프랑스에 방문하면 그와 회동할 것’이란 뜻을 조만간 중국 정부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협박’에 가까운 중국 대사의 발언은 프랑스 정부를 몹시 화나게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쿠슈네르 외무장관은 쿵 대사를 외무부로 초치해 “우리는 중국 대사의 발언에 크게 놀랐다”고 말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양쪽은 마찰은 공교롭게도 사르코지 대통령이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뜻을 내비친 날 불거졌다.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 중인 사르코지 대통령은 9일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공식 표명했다.
앞서 지난 3월 사르코지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식 참석 여부는 중국과 티베트의 대화 진전 여부에 달려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선 프랑스 유통업체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이 벌어지는 등 양국간에 긴장 관계가 조성됐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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