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러나면 추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보스니아 내전의 핵심 전범으로 국제유고전범재판소에 이송된 라도반 카라지치가 지난달 31일 첫 재판에서 리처드 훌브룩 전 유엔(UN) 주재 미국 대사와 ‘은밀한 약속’이 있었다고 밝혔다. 홀브룩은 보스니아 내전을 끝내는 ‘데이턴 평화협정’을 이끈 바 있다. 카라지치는 유고전범재판소에 기소된 지 1년 뒤인 1996년에 이런 약속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홀브룩은 카라지치의 주장이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카라지치는 이날 알폰스 오리 판사에게 “내가 정치를 비롯해 모든 공직에서 물러난다면, 그 대가로 미국이 더 이상 나를 추적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약속은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이뤄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홀브룩은 “카라지치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대통령과 정당 당수 등 모든 공직에서 물러나야 했고 그렇게 했지만, 그런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약속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카라지치의 두번째 재판은 오는 29일에 열린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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