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5개국 국민 조사…인권문제는 4개국 과반수가 “우려”
베이징 올림픽으로 세계 최강국에 도전하는 중국은 ‘친구’일까, ‘적’일까?
중국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나흘 앞둔 4일,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중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엇갈린’ 시선을 보도했다. <비비시> 방송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브스캔’에 의뢰해, 한국·미국·영국·인도·브라질 등 5개국의 국민 1천명 이상씩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를 실시했다.
5개국 국민 가운데 중국을 가장 ‘위협적’ 존재로 받아들이는 이들은 한국인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응답자의 55%가 중국을 우호적으로 보는 대신, 위협적인 나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의식한 탓으로 보여진다. 중국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래, 54%의 경제 성장을 기록하는 등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이 때문인지 영국이나 미국과 달리, 한국인의 무려 75%가 중국이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중국과 같은 신흥경제국인 브라질과 인도의 국민들은 각각 31%와 33%만이 중국을 경계했고, 영국인들도 33%가 ‘중국의 성장’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비하면 48%가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미국의 수치가 높은 편이다.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는 5개국 모두에서 드러났다. 미국과 영국인의 65%, 브라질 국민들의 과반수 이상이 중국인들이 억압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인도에선 이런 비율이 40%로 낮게 나타났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중국의 경제 성장이 자신들의 생활 수준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미국인 응답자들의 경우, 3분의 1 이상이 오히려 생활 수준이 추락했다고 답했다. 글로브스캔의 조사담당자 샘 몬트포드는 “세계화에 대한 지지가 최근 몇 년 새 전 세계에 걸쳐 하락하고 있고, 특히 개도국의 저임금 노동자에게 빼앗긴 일자리를 걱정하는 서방에서 더 그렇다”고 분석했다.
몬트포드는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이 오랫동안 외부와 격리돼 왔는데도, 미국과 영국 등에서 중국인을 우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중국인들 역시 자신들을 좋아할거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35살 이하의 젊은 사람들이 중국을 ‘적’이라기 보다는 ‘친구’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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