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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석유·가스 수송망 놓인 요충지

등록 2008-08-11 21:08수정 2008-08-12 01:14

카프카스(코카서스) 지역 분쟁
카프카스(코카서스) 지역 분쟁
미·러 등 이권 얽혀 분쟁 빈발
‘국제 화약고’ 카프카스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전쟁으로 카프카스(코카서스) 산맥 일대가 ‘국제적 화약고’임이 다시 증명됐다.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에 있는 이 지역은 1991년 소련의 해체 이후, 소수 민족들의 독립 요구로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이런 분쟁을 틈타 전략적 요충지인 카프카스 일대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면서 분쟁을 더욱 키웠다.

소련에 속했던 그루지야,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체첸 등은 카프카스 일대에서 크고 작은 분쟁을 벌여온 나라들이다. 소련 해체 이후 가장 먼저 러시아로부터 분리 독립을 추진한 체첸이 1994년과 1999년 두 차례나 러시아와 독립전쟁을 벌인 것이 대표적이다. 체첸은 카스피해 인근 원유의 송유관이 지나가는 곳이어서, 러시아가 방관할 수 없는 핵심 전략 지대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2차 체첸전쟁에서 체첸 반군에 대한 공격을 강화했던 주역이기도 하다. 체첸은 1차 독립전쟁 당시 6만여명이 사망하는 등 두 차례 전쟁을 거치며, 100만명의 인구가 80만명으로 줄어드는 참극을 겪었다.

1988년 아제르바이잔 내 아르메니아계의 독립전쟁을 놓고 벌어진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의 무력 충돌도 6년이나 지속됐다. 두 나라는 1994년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었지만, 갈등은 여전히 내재돼 있다. 2004년 ‘장미혁명’ 이후 그루지야에 친미 정권이 들어서면서, 러시아와 가깝게 지내온 그루지야 내 자치 공화국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의 분리독립 움직임도 끊임없는 갈등 요소로 자리잡아왔다. 지난 8일 남오세티야에서 일어난 전쟁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무엇보다 중동에 이어 세계 두번째의 에너지 공급원인 카스피해를 끼고 있는 카프카스 지역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신경전은 갈수록 팽팽해지고 있다. 카스피해에 대한 강대국의 관심은 사실 1870년대부터 시작됐다. 소련 시절 잠시 소강 상태에 빠져 있던 이 지역의 긴장관계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재현된 것이다. 이런 갈등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더 가열되는 조짐을 보여왔다. 미국과 러시아가 각기 영향력을 공고히 하려는 그루지야도 아제르바이잔의 석유와 가스 수송망이 놓인 요충지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그루지야에 연간 3천만달러(310억원) 이상의 군사적 지원을 해왔다. 미국은 지난 7월 1천명의 미군을 600명의 그루지야 보병들과 함께 군사훈련에 참여시켰다. 표면적으론 아프가니스탄의 분쟁에 대비한 긴급배치였지만, 진짜 목적은 압하지야와 남오세티야에서 분쟁이 일어날 경우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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