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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그루지야 ‘항복선언’…러시아는 공격 계속

등록 2008-08-11 21:15수정 2008-08-12 02:09

러시아군이 공습한 그루지야 고리 지역에서 11일 경호원들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가운데)을 호위하고 있다. 이날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현장 답사 차 방문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과 함께 파괴된 지역을 둘러보던 중이었으나, 갑작스런 비행기 소리에 대피 소동이 일었다. 고리(그루지야)/AP 연합
러시아군이 공습한 그루지야 고리 지역에서 11일 경호원들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가운데)을 호위하고 있다. 이날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현장 답사 차 방문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과 함께 파괴된 지역을 둘러보던 중이었으나, 갑작스런 비행기 소리에 대피 소동이 일었다. 고리(그루지야)/AP 연합
러, 휴전거부 시사…병력 또 투입해 전선확대
“친서방 정권 교체해 세력 확대 포석” 분석도
그루지야는 전쟁 발발 사흘 만에 휴전을 제안해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튿날인 11일 그루지야에 대한 공격을 한층 강화했다. 그간 그루지야 쪽에서 뒷배로 여겨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보인 틈새를 겨냥해, 러시아가 소련 시절의 ‘종주권’을 주장하며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러시아 쪽은 11일 압하지아 자치공화국 인근의 그루지야 영토에 병력을 진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선이 내륙으로까지 확대된 것이다. 이날 그루지야 당국은 수도 트빌리시 인근 고리 지역의 공습 등 러시아 쪽의 공격을 비난했다.

앞서 10일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자신이 서명한 휴전명령서를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 대사에 전달해 휴전을 공식 제의했다. 이튿날인 11일 그는 유럽연합 특사 자격의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이 제시한 휴전 협정에도 서명했다. 쿠슈네르 장관은 그루지야 방문 뒤 러시아로 갈 예정이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미국, 유럽연합 등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이 많다”며 서방 쪽에도 구조 신호를 보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어떻게도 정당화될 수 없는 러시아의 군사 행동이 지역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선진국 클럽’인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분쟁 해소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러시아 쪽이 그루지야 국경을 존중하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실질적 지원 없이 우려의 목소리만 높이고 있어, 사카슈빌리는 여전히 ‘고립무원’이란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쪽은 11일 러시아 군인이 세명 숨지는 등 남오세티야에서 그루지야군의 군사행동이 멎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휴전 제안을 수용할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 서방 외교관은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궁극적 목적이 “그루지야의 친서방 대통령을 교체하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나토와 유엔의 러시아 대사들은 “전범인 사카슈빌리와는 대화할 수 없다” “때로는 장애가 되는 지도자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서방 쪽의 대응 방식이 서툴다는 분석도 나온다. 독일 주간 <슈피겔> 최근호는, 지난 4월 그루지야를 나토에 받아들이자는 미국의 제안에 독일·프랑스 등 10개국이 반대하면서, 러시아는 큰 자신감을 얻었다는 데 주목했다. 반대론은 당장 문제가 된 압하지야·남오세티야의 분쟁 가능성 외에도, 러시아에 에너지 공급의 상당량을 기대고 있는 유럽 나라들의 실태가 크게 작용했다.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 열망을 좌절시키는 것 외에, 국경 지역 친서방 세력의 퇴치를 더 큰 목표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지난 8일 “그루지야가 유럽으로 오일과 가스가 전해지는 중요한 수송경로이지만, 서방 국가들의 지원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쪽은 그루지야가 아닌 나토와 현재 전쟁 국면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황보연 김외현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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