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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그루지야 사태’ 어떻게 시작됐나

등록 2008-08-12 16:17수정 2008-08-12 16:23

러시아군이 공습한 그루지야 고리 지역에서 11일 경호원들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가운데)을 호위하고 있다. 이날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현장 답사 차 방문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과 함께 파괴된 지역을 둘러보던 중이었으나, 갑작스런 비행기 소리에 대피 소동이 일었다. 고리(그루지야)/AP 연합
러시아군이 공습한 그루지야 고리 지역에서 11일 경호원들이 미하일 사카슈빌리 대통령(가운데)을 호위하고 있다. 이날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현장 답사 차 방문한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과 함께 파괴된 지역을 둘러보던 중이었으나, 갑작스런 비행기 소리에 대피 소동이 일었다. 고리(그루지야)/AP 연합
문답풀이
러시아엔 자극 · 유럽엔 존재 과시 노린듯
서방 ‘휴전’ 촉구…러 장악 여부는 ‘불투명’
-분쟁은 어떻게 시작됐는가?

=뚜렷하게 하나로 정리되지는 않는다. 다만 최근 몇 주 동안 남오세티아와 그루지야 양쪽이 서로의 책임이라고 비난하면서 갈등이 고조된 것은 사실이다. 친서방 성향의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이 휴전을 제안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8일 큰 충돌이 있었다. 당시 사카슈빌리는 남오세티아자치주 주도인 츠힌발리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분리·독립주의 세력의 휴전협정 위반과 이들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적 지원 등을 이유로 댔다. 반면, 러시아와 분리·독립 세력은 사카슈빌리가 약속을 깼으며, 그루지야 쪽의 발포를 이유로 군사적 개입에 나섰다.

-사실상 그루지야 쪽이 전쟁의 단초를 제공한 것인데, 의도한 게 있다면?

=그루지야가 러시아를 상대로 군사적으로 이길 것이란 예상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루지야 쪽에 만약 전략이 있었다면, 국제사회 여론이었을 것이다. 러시아가 대대적이고 야만적인 공격을 일삼아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으려 하진 않을 것으로 계산했을 수도 있다. 혹은 그루지야가 러시아 쪽의 반응을 고의적으로 자극한 것일 수도 있다. 러시아가 대담한 공격에 나설수록,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꿈꾸는 그루지야로선 러시아가 그루지야 뿐 아니라 다른 유럽 나라들에도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러시아 쪽의 전략은?

=러시아는 군사적으로 인적·물적 측면의 대규모 군사력을 분쟁지역에 투입시켜 활용할 능력이 충분하다. 정치적으로는 그루지야로부터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남오세티아·압하지야 등에 거주하는 러시아 인구 및 이곳에 배치된 (러시아) 평화유지군을 러시아가 보호하고 있다는 모습을, 적대 세력을 상대로 주지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 지역의 주민 대부분은 90년대 분리·독립 선언 당시 러시아 국적을 취득했다. 현재 분쟁을 통해 러시아가 이곳 외의 그루지야 영토에서도 통제권 장악을 시도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도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러시아 쪽은 전세계적인 비난이나 휴전 촉구를 모두 뿌리쳐왔다.


-미국 등 서방의 입장은 어떤가?

=조지 부시 대통령 등 서방 진영 지도자들은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수단이 없는 게 사실이다.

-남오세티아에는 이번 사태 전에도 러시아군이 주둔하고 있었는데?

=1992년 남오세티아의 분리·독립운동이 실패로 돌아가고, 보리스 옐친 당시 러시아 대통령 주재로 그루지야와 남오세티아 사이에 ‘소치협정’이 체결됐다. 협정에 따라 러시아 군과 북오세티아(러시아령) 군, 남오세티아 군, 그루지야 군 등이 남오세티아에 평화유지군 형태로 주둔하게 됐다. 그루지야 쪽은 △러시아 병력이 분리·독립 세력을 지원하고 있으며 △4자간 공동관리위원회가 그루지야에 불리하게 작동한다며 불평해왔다.

-분리·독립주의 세력이 원하는 것은?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모두 그루지야에서 완전히 분리·독립하는 것이다. 이들은 그루지야가 잔인한 민족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한다. 남오세티아 쪽 반군 세력은 동족 관계인 북오세티아와의 관계 등으로 인해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관계이다. 압하지야 쪽은 그보다 독립 지향적이지만, 러시아 쪽에 호의적이다.

-그루지야의 민족과 종교는?

=그루지야인들의 민족 구성은 다양하며 문화도 그만큼 다양하다. 독특한 알파벳을 사용하며 아주 어려운 것으로 유명한 그루지야어가 가장 큰 공통 기반이다. 오세티아어는 그루지야어와 완전히 다르며, 압하지야어는 먼 친족관계로 분류된다. 80% 이상의 인구를 차지하는 그루지야 정교도 중요한 사회 기반이지만, 역사를 보면 이슬람이나 유대교에 대해 적대적이지는 않았다. 스스로를 일컬어 종종 포도주의 원산지라고 주장할만큼, 그루지야 문화에서 포도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오세티아의 민족과 종교는?

=오세티아는 그루지야와 러시아, 터키 등지에 흩어져사는 민족집단으로, 전세계적으로 그 인구는 70만명 가량으로 집계된다. 이 가운데 50만 가량이 북오세티아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에 살며, 남오세티아에는 6~7만명이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저명한 오세티아인으로는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에프가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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