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 세이치 일본 농림수산상이 19일 공업용 수입쌀이 식용으로 전매·유통된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임서를 제출하기 위해 도쿄 총리 집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도쿄/AFP 연합
일본 ‘오염쌀 파문’…농림상 전격 사퇴
중국의 불량분유 사건 이후 식품 안전문제가 이웃나라로 번지고 있다. 오염된 공업용 쌀이 식용으로 둔갑해 유통된 사건으로 일본 농림수산상이 전격 사퇴했다. 중국의 불량분유 파문도 문제의 화학물질인 멜라민이 유명회사 우유에서도 검출되고, 중국 당국이 이미 올림픽 전에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이 나와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서 수입 공업용 ‘농약쌀’ 식용둔갑 유통
‘총선 악영향’ 우려 내각 총사퇴 5일전 사임 오타 세이치 일본 농림수산상은 19일 발암성 곰팡이와 잔류 농약이 검출된 공업용 수입쌀이 식용으로 전매·유통된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그의 사퇴는 후쿠다 야스오 내각의 총사퇴를 닷새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오타 농림수산상은 농림수산성의 검사체제 헛점과 이번 사건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의 쌀은 일본 정부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의해 수입한 쌀이다. 일본 정부에서 농약성분과 곰팡이가 검출된 ‘사고미’를 접착제 등 공업용으로 판매해왔으나, 미곡가공판매회사 ‘밋가사푸드’가 싼 값에 사들인 뒤 식용으로 둔갑시켜 식품업체, 소주업체, 급식업자 등에 납품해 폭리를 취해오다 내부 고발로 적발됐다. 특히 오염된 쌀은 일본술, 중학교 급식, 편의점 주먹밥으로 사용된 것으로 속속 밝혀지면서 농림수산성의 감독책임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농림수산성은 밋가사푸드에 대해 2003년 이후 96차례의 조사를 실시했으나 부정행위를 밝혀내지 못해 감독책임 문제와 함께 유착의혹도 받고 있다. 농림수산성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제의 쌀 공급원으로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미니멈 액세스’ 쌀의 수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또 수입쌀 검사시 농약 성분 등이 검출된 사고미를 반품 또는 폐기 처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후쿠다 총리는 애초 시라스 도시로 차관만 물러나게 하고, 오타 농림수산상에 대해서는 22일 자민당 총재선거가 끝나는 대로 총사퇴 때 동반사퇴하려 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경질을 단행했다. 오타 농림수산상은 지난 12일 위성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람에 대한 영향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너무 요란하게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그는 파문이 커지자 거듭 책임을 표명한 뒤, 지난 16일엔 오염된 쌀의 불법유통에 관여했다며 375개 업체의 명단을 공개했다가 12개 업체는 무관하다고 정정하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오타 농림수산상은 집단성폭행 사건에 대해 “건강한 증거”라고 말하는가 하면, 허위 사무실 운영논란 등 자질문제로 자주 구설수에 올라온 인물이다. 후쿠다 총리와 여당 쪽은 총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즉각 사퇴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내각 이후 도중에 경질된 농림수산상은 이번까지 포함해 4명이다. 시라스 차관도 오염된 쌀의 유통에 “업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발뺌으로 일관하다 19일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일본은 지난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합의에 따라 연간 77만t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쌀값 급등으로 수입 목표에서 7만t이 미달했다. 일본은 미니멈 액서스로 들여온 쌀은 판매부진으로 지난 3월말 현재 약 130만t의 재고가 쌓여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중국, 이번엔 ‘불량우유’ 소비자들 공황 상태 3대업체 제품서 멜라민 검출 영아들에게 신장결석을 일으킨 화학물질 멜라민이 유명 유가공업체의 우유에서도 검출돼, 불량분유 파문이 커지며 중국 소비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질량검사총국은 18일 멍뉴와 이리, 광밍 등 3대 유가공업체의 우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는 멍뉴 우유에선 121회 검사 중 11회에 걸쳐 ㎏당 0.7~0.8㎎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이리 우유에선 81회 검사 가운데 7회에 걸쳐 ㎏당 0.7~8.4㎎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질검총국은 이에 따라 이들 3개 업체의 관련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유통업체에서도 판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질검총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검출된 멜라민은 소량”이라며 “국제 기준에 비춰봐도 몸무게가 60㎏이 넘는 어른의 경우 하루에 2ℓ 이하의 멜라민을 섭취하면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불량분유를 먹은 영아가 숨지는 등 이번 사태로 숨진 영아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분유를 불신하는 부모들이 모유 수유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당국이 분유에 이상이 있음을 알고도 올림픽 때문에 쉬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불량분유 사태의 진원지인 싼루그룹은 이미 지난달에 분유가 멜라민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콩 정부는 18일 우유와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 중국산 유제품을 검사한 결과 이리의 제품 8개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앞서 17일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중국 22개 유가공업체의 제품에 대한 수입을 중단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이날 모든 종류의 중국산 우유 및 유제품의 수입과 판매를 중지시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총선 악영향’ 우려 내각 총사퇴 5일전 사임 오타 세이치 일본 농림수산상은 19일 발암성 곰팡이와 잔류 농약이 검출된 공업용 수입쌀이 식용으로 전매·유통된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그의 사퇴는 후쿠다 야스오 내각의 총사퇴를 닷새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오타 농림수산상은 농림수산성의 검사체제 헛점과 이번 사건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으나, 일본 언론들은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문제의 쌀은 일본 정부가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의해 수입한 쌀이다. 일본 정부에서 농약성분과 곰팡이가 검출된 ‘사고미’를 접착제 등 공업용으로 판매해왔으나, 미곡가공판매회사 ‘밋가사푸드’가 싼 값에 사들인 뒤 식용으로 둔갑시켜 식품업체, 소주업체, 급식업자 등에 납품해 폭리를 취해오다 내부 고발로 적발됐다. 특히 오염된 쌀은 일본술, 중학교 급식, 편의점 주먹밥으로 사용된 것으로 속속 밝혀지면서 농림수산성의 감독책임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농림수산성은 밋가사푸드에 대해 2003년 이후 96차례의 조사를 실시했으나 부정행위를 밝혀내지 못해 감독책임 문제와 함께 유착의혹도 받고 있다. 농림수산성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문제의 쌀 공급원으로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미니멈 액세스’ 쌀의 수입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 또 수입쌀 검사시 농약 성분 등이 검출된 사고미를 반품 또는 폐기 처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후쿠다 총리는 애초 시라스 도시로 차관만 물러나게 하고, 오타 농림수산상에 대해서는 22일 자민당 총재선거가 끝나는 대로 총사퇴 때 동반사퇴하려 했다. 그러나 여론이 악화되자 경질을 단행했다. 오타 농림수산상은 지난 12일 위성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사람에 대한 영향은 없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너무 요란하게 소란을 피우지 않는다”고 말해, 비난을 샀다. 그는 파문이 커지자 거듭 책임을 표명한 뒤, 지난 16일엔 오염된 쌀의 불법유통에 관여했다며 375개 업체의 명단을 공개했다가 12개 업체는 무관하다고 정정하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오타 농림수산상은 집단성폭행 사건에 대해 “건강한 증거”라고 말하는가 하면, 허위 사무실 운영논란 등 자질문제로 자주 구설수에 올라온 인물이다. 후쿠다 총리와 여당 쪽은 총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즉각 사퇴시킨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내각 이후 도중에 경질된 농림수산상은 이번까지 포함해 4명이다. 시라스 차관도 오염된 쌀의 유통에 “업자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발뺌으로 일관하다 19일 사표를 제출해 수리됐다. 일본은 지난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 합의에 따라 연간 77만t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쌀값 급등으로 수입 목표에서 7만t이 미달했다. 일본은 미니멈 액서스로 들여온 쌀은 판매부진으로 지난 3월말 현재 약 130만t의 재고가 쌓여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중국, 이번엔 ‘불량우유’ 소비자들 공황 상태 3대업체 제품서 멜라민 검출 영아들에게 신장결석을 일으킨 화학물질 멜라민이 유명 유가공업체의 우유에서도 검출돼, 불량분유 파문이 커지며 중국 소비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질량검사총국은 18일 멍뉴와 이리, 광밍 등 3대 유가공업체의 우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는 멍뉴 우유에선 121회 검사 중 11회에 걸쳐 ㎏당 0.7~0.8㎎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이리 우유에선 81회 검사 가운데 7회에 걸쳐 ㎏당 0.7~8.4㎎의 멜라민이 검출됐다. 질검총국은 이에 따라 이들 3개 업체의 관련 제품을 모두 회수하고, 유통업체에서도 판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질검총국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검출된 멜라민은 소량”이라며 “국제 기준에 비춰봐도 몸무게가 60㎏이 넘는 어른의 경우 하루에 2ℓ 이하의 멜라민을 섭취하면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신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불량분유를 먹은 영아가 숨지는 등 이번 사태로 숨진 영아가 4명으로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분유를 불신하는 부모들이 모유 수유로 돌아서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당국이 분유에 이상이 있음을 알고도 올림픽 때문에 쉬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불량분유 사태의 진원지인 싼루그룹은 이미 지난달에 분유가 멜라민에 오염됐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홍콩 정부는 18일 우유와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 중국산 유제품을 검사한 결과 이리의 제품 8개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만 정부는 앞서 17일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중국 22개 유가공업체의 제품에 대한 수입을 중단했다. 싱가포르 정부도 이날 모든 종류의 중국산 우유 및 유제품의 수입과 판매를 중지시켰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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