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업체, 중국산 우유 쓴 제품 리콜
정부, 중국산 가공버터 수거 검사
정부, 중국산 가공버터 수거 검사
중국의 멜라민 유제품 파문이 동남아시아에 이어 한국과 일본에까지 번지면서, 중국산 불량식품에 대한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위생부는 21일, 이날까지 멜라민에 오염된 중국산 분유를 먹은 유아 1만2892명이 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에도 올 2월부터 중국산 가공버터 182t이 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 가공버터가 분유에서 멜라민이 검출된 중국의 22개 회사 제품은 아니지만 모두 수거해 검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수입된 중국산 초콜릿 3000t에도 멜라민 유분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산을 섞어 만든 물고기 양식사료 오징어내장분말에선 이미 멜라민이 검출됐다.
일본 마루다이식품은 21일 중국 내 자회사에서 중국산 우유를 이용해 제조판매한 크림버터 등 과자와 반찬류에서 멜라민이 함유됐을 우려가 제기돼 자율회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은 지난달부터 판매된 1만3천여개로, 이 가운데 2800여개가 매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제품은 오키나와를 제외한 일본 전역에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중국산 살충제 만두 사건이 터졌던 터라 이번 멜라민 파문으로 일본인들의 중국산 식품에 대한 불신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일본이 지난해 중국에서 수입한 식료품은 전체 식료품 수입액의 15%에 이른다.
중국산 유제품에는 다른 유해물질도 다량 함유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데일리>가 19일 유통업자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유통업자들이 우유가 상하지 않도록 방부제를 넣거나, 단백질 함량을 높이려고 식용유 등을 첨가하는 것은 업계의 불문율이자 상식이라고 지적했다.
홍콩 위생서는 3살짜리 여자 어린이가 중국산 멜라민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명보> 등이 21일 보도했다. 위생서의 관계자는 “이 여자 아이는 지난 19일 왼쪽 신장에서 결석이 발견돼 20일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며 “현재 아이의 건강상태는 양호하다”고 말했다.
앞서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는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미얀마 주간지 <보이스 저널>은 20일 수도 양곤의 한 소아과 의사의 말을 인용해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이 미얀마에서 팔리고 있어 당국이 적절한 조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만 정부는 17일 멜라민이 함유된 것으로 확인된 중국산 유제품 22가지의 수입을 중단했다.
한스 트뢰드손 세계보건기구(WHO) 중국사무소 대표는 “중국 정부가 완벽한 식품안전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선 중국산 애완동물 사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돼 파문이 일었다. 파나마에선 해동방지제가 들어간 중국산 치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베이징 도쿄/유강문 김도형 특파원, 정세라 기자 moon@hani.co.kr
베이징 도쿄/유강문 김도형 특파원, 정세라 기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