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 보도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11월7일 뉴욕에서 만나 최근 평양에서 합의한 북핵 검증안을 문서화하기 위한 막판 협상을 벌인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3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힐 차관보가 최근 평양에서 북한 쪽과 검증 협상을 벌이고도 합의 사항을 문서화하는 데 실패했으며, 이 때문에 7일 뉴욕을 방문하는 리근 국장과 협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외교소식통은 “힐 차관보가 북한과 검증협상을 벌이면서 서로 합의한 부분을 북한이 문서화하는 데 난색을 보이자, 하는 수 없이 자신이 메모한 합의 사항을 북한 협상 상대에게 다시 읽어준 뒤 이를 정리해 ‘합의안’과 ‘양해 사항’으로 만든 것으로 듣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북한과 합의한 것 중에는 핵확산 같은 미국의 관심 사항이 빠져 “힐 차관보가 현재 행정부 안의 국방과 정보 부처, 비핵확산 관련 부처 관계자들로부터 거센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또 “힐 차관보가 이번에 리근 국장을 만나면 차기 6자 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평양 합의를 문서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여기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오면 중국을 비롯한 6자 회담 참가국에 통보해 6자 회담 재개 날짜를 되도록 빨리 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뉴욕 북-미 회동에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북핵담당 특사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리근 국장은 전미외교정책위원회(NCAFP) 초청으로 7일 뉴욕을 방문하지만, 실은 국무부가 이 기관을 매개로 비공식적인 북-미 양자회담을 갖는 셈”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힐 차관보는 10월1~3일 평양을 방문해 북핵 검증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미국 국무부는 10월11일 검증합의에 관한 발표문에서 “미국과 북한은 모든 신고 시설에 대한 접근을 비롯한 여러 중요한 검증 조처에 합의했다”고 밝히면서도, 이 합의 사항을 ‘공식 문서화’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국무부는 힐 차관보의 뉴욕 회동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전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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