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더버그 회의 독일서 개막
‘자본주의의 사제들이 모이는 비밀회의’라는 별명이 붙은 빌더버그회의가 5일 독일 뮌헨 동쪽 60㎞ 떨어진 로타르흐-에게른의 ‘도린트 소피텔 세호텔 위버파흐르트’에서 개막돼 4일간의 비밀회의 일정에 들어갔다.
120여명이 참석한 올해의 모임은 단골 참석자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사회로 부시 대통령의 최우선 외교정책 목표로 설정된 ‘자유’에 관한 토론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 손님에는 부시 대통령과 미국 네오콘들의 애독서로 알려진 <민주주의론>의 저자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해외유대인 담당 장관, ‘국경없는 의사회’ 창설자인 베르나르 쿠슈네르 전 프랑스 보건장관 등이 초청됐다. 올해의 초점은 이란과 북한의 핵계획과 관련된 비확산 문제, 러시아의 역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미국의 사회복지개혁, 유럽연합의 리스본어젠다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빌더버그 회의는 네덜란드의 베른하르트 왕자 주도로 1953년 네덜란드 오스터베크의 빌더버그호텔에서 첫 회의가 열린 이래 미국과 캐나다, 유럽의 정·재계, 학계, 언론계 인사들이 매년 한차례 주말을 끼고 유럽이나 미국의 최고급 호텔에서 비공개리에 모여 국제정세와 경제문제를 논의하는 회의로 알려져 있다.
<뉴욕타임스> <엘에이타임스> <에이비시방송> <시비에스방송> <엔비시방송> 등 유력 언론사 사주 등도 참석하지만 회의 비밀준수 서약을 하기 때문에 논의 내용은 철저히 장막에 가려져 있다.
빌더버그회의를 추적보도해온 <아메리칸 프리프레스>의 제임스 터커는 “회의방식은 미래의 비밀계획을 세우는 것은 아니고, 참석자들을 옥죄는 ‘컨센서스’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91년 독일 바덴바덴회의 때는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 93년 회의 땐 토니 블레어 영국 노동당 당수가 각각 참석해 이들 국제적 유력인사들에게 자신을 알리는 자리로 활용해 왔다. 류재훈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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