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 받은 씨티·BOA 등
스톡옵션·보너스 흥청망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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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을 받은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회사 임원들이 여전히 최고경영자의 특권인 전용기를 이용하는 등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
<에이피>(AP) 통신은 21일 미 연방항공청(FAA)의 자료를 인용해, 시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제이피모건 등 구제금융을 받은 6개 금융기관의 임원들이 여전히 업무 출장과 개인여행을 위해 전용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1500억달러의 구제금융 자금을 지원받은 에이아이지는 전용기를 7대나 소유하고 있다. 니콜라스 아슈 에이아이지 대변인은 “극히 드물게 (전용기를) 이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근 자동차 빅3의 최고경영자들은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워싱턴으로 이동하면서, 방만한 경영의 상징인 전용기를 몰고 나타나 비난을 샀다. 일반적으로 중형 전용기로 미국을 횡단하는데 드는 연료비는 2만달러 수준이며, 조종사 급여와 유지 보수 비용 등을 고려하면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 전용기 4대와 헬리콥터 1대를 보유하고 있는 시티그룹은 지난해 최고경영자의 전용기 이용 비용으로만 17만달러를 썼다.
<에이피>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주요 은행들의 회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6개 은행의 경영진 600여명에게 지급된 급여와 보너스, 스톡옵션, 전용기 이용비용, 컨트리클럽 회원 유지비용 등이 모두 16억달러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들 가운데는 실적이 부진했지만,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보수를 경영진에 쥐어준 사례도 있었다.
<뉴스위크> 온라인판은 “에이아이지가 정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은 지 1주일도 채 안된 시점에서, 캘리포니아 모나크 비치 리조트에서 주요 보험대리점을 위한 호화여행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에이지아이는 일주일간 고급스파와 숙박비 등에 44만달러를 썼다. 금융위기의 신호탄이 됐던 리먼브러더스의 최고경영자 리처드 풀드의 부인 캐시 풀드도 회사가 파산신청을 한 9월 매주 5만달러에서 10만달러어치의 쇼핑을 헤르메스와 같은 명품숍에서 즐겼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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