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단쪽 “멕시코 못갈 이유 없다”
사파티스타 반군과 인테르밀란의 축구시합이 가능할까?
멕시코의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 부사령관인 마르코스(사진)가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부자 구단 인테르밀란에 축구 시합을 제의했다고 영국의 이 11일 보도했다.
인테르밀란 구단 쪽은 “결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짧게 논평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출신인 하비에르 사네티 인테르밀란 주장은 “만약 우리 팀이 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다면 멕시코로 못갈 이유가 전혀 없다. 기꺼이 시합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반군과 부자 구단,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체가 축구시합을 거론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인테르밀란이 그동안 이들의 활동 중심지인 치아파스 일대에 물과 운동기구, 의료 지원 등을 하면서 인연을 쌓아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는 브루노 바르톨로치 인테르밀란 단장이 클럽과 마시모 모라티 구단주의 기부금을 가지고 치아파스를 방문했으며, 반군의 사령관을 만나기도 했다.
검은 복면을 쓰고 파이프를 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마르코스는 멕시코의 체 게바라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가 이끄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은 농민인 원주민의 자치와 권익보호, 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며 북미자유무역협정 발효일인 1994년 1월1일 일제히 무장봉기한 반세계화 운동의 대표적 단체다.
한편 1908년 창단한 인테르밀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함께 세계 3대 프로축구 리그를 구성하고 있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대표적 축구팀이다.
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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