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 ‘기업이윤 노동자와 분배’ 검토

사르코지, 대규모파업 1주일만에 특별회견
“구제금융 기업 최고경영자 급여 제한 검토”

버락 오바마 미국 새 행정부가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 경영자의 급여를 제한하는 조처를 취한 데 이어 프랑스에서는 기업 이윤을 노동자와 나누는 정책을 모색하는 등 기업 규제와 서민층 지원 정책이 확산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구제금융을 받은 기업 최고경영자에 대한 급여 제한을 검토하는 한편, 기업 이윤을 노동자에 공정하게 분배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엘리제궁에서 90분에 걸친 특별 기자회견을 열어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 경영진들은 올해 보너스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며 “이런 기업들의 최고 경영자에 대한 급여 제한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기업의 이윤을 주주뿐 아니라 이윤을 창출한 노동자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언급하는가 하면 △단기 실업자에 대한 실업급여 인상 △가족수당 및 보육수당 인상 △저소득 노동자 소득세 감면 등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달 18일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가 참석하는 노사정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구체적 조처들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사르코지는 “값싼 노동력을 찾아 국외로 이전하지 않고 프랑스에서 일자리를 지키기 바란다”는 취지로, 2010년 지방자치단체가 부과하는 영업세를 폐지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달 29일 프랑스 노동자 250만명(경찰 추산 110만명)이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대규모 파업을 벌인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가디언>은 “기자회견 직전에 나온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의 지지율은 39%까지 내려앉았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말 260억유로(약 46조원)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서민층 일자리 보호 및 소비진작 대신 기업 투자촉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국민적 비판을 받아왔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5일 프랑스와 영국 등 급여 제한에 소극적이었던 나라들이 점차 강경한 태도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사르코지는 기자회견에서 “특히 금융권 거래인들에 대한 지나친 보너스 지급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주 엄격한 급여제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에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구제금융을 받은 월가 금융회사 최고경영진의 연봉을 50만달러로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영국의 피터 맨델슨 산업장관도 금융권의 과도한 보너스 지급을 경고하고 나섰으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도 금융부문 경영진 보수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 타임스>는 6일 “납세자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의 은행들이 정부의 단속에 앞서, 수억파운드 규모의 보너스 지급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보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