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국담당자 “비공식 채널이라도 찾아야” 양시위 중국 외교부 조선반도사무판공실 주임은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6자 회담 재개 노력을 방해하고 있으며,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확고한 증거’도 없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 관리들이 현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양 주임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책임자급 관리다.
그의 이날 발언은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지난 6일 베이징에서 일본 총리 보좌관을 만나 6자 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의 체면을 세워줄 수 있는 유화조처를 취하도록 일본이 나서서 설득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 주임은 이날 회견에서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와 관련해 “우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리의 노력이 성공하지 못한 기본적인 이유는 미국 쪽의 협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고 언급한 것은 북한을 설득해온 그동안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양 주임은 부시 행정부에 대해 신뢰회복을 위해 북한 외교관들과 ‘비공식 채널’을 찾을 것을 촉구하면서 이런 제스처가 없이는 대화 재개 앞에 놓인 걸림돌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자신이 식량공급 중단 등과 같은 대북 제재를 시사했다는 지난주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와 관련해 힐 차관보와 제재 문제를 논의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김학준 기자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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