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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의 변심 ?…영국의 굴욕 !

등록 2009-03-05 21:59

왼쪽부터 고든 브라운영국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왼쪽부터 고든 브라운영국 총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오바마, 브라운 대접 냉랭…“부시와 달리 신세 안져” 분석
“(고든 브라운이) 누구?”

3일 오전, 고든 브라운(그래픽 왼쪽) 영국 총리와 버락 오바마(오른쪽) 미국 대통령의 첫 회담에 앞서, 갤럽은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브라운 총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의 40%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29%는 좋다거나 싫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51번째 주라면 오바마를 찍겠다’던 영국인들의 자부심은 정작 브라운의 미국행을 계기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브라운과 거리를 두려는 오바마의 ‘의중’이 곳곳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먼저 오바마는 최근 백악관 집무실의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 흉상을 영국 대사관에 돌려보내면서, 영국을 긴장시켰다. 치약을 함께 나눠 쓸 정도였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간의 끈끈했던 관계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오바마는 양국 정상 간에서 보여졌던 전례와 달리, 브라운에게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 여장을 풀도록 권하지 않은데다, 공동 기자회견에서 늘 해온 의례적 환영사도 생략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4일 “부시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세계의 사랑을 받은 대통령이 동맹국에 대해 이렇게 냉랭한 대접을 하는 것이 놀랍다”고 전했다. 브라운의 ‘글로벌 뉴딜’ 제안에 대해서도, 오바마는 미적지근한 태도를 보였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영국 언론들도 연일 양국 간 이상기류를 보도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오바마에게 기가 눌린, 고든 브라운의 굴욕”이라며 흥분했고, <가디언>도 “오바마가 브라운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브라운이 오바마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토니 블레어가 이라크전 등에서 부시에 무조건적 지지를 보낸 것과 달리, 오바마는 브라운에게 신세를 진 일이 없다”며 “또 경제위기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탓에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오바마로선, 부시 행정부 시절 영국의 재무장관으로 금융위기를 초래한 배경에 깊이 연루돼 있는 브라운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백악관의 홀대와 달리, 브라운은 4일 미 의회에선 “세계 경제회복을 이끌 미국의 임무”를 강조한 연설로 19차례나 기립 박수를 받았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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