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골학교 무차별 난사 학생 9명 등 희생
미국선 실직 남성 친모·조부모 등 10명 살해
미국선 실직 남성 친모·조부모 등 10명 살해
미국과 독일의 소도시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수십명이 목숨을 잃었다.
11일 독일 남부 슈투트가르트 교외 비넨덴에 있는 알베르트빌레 중등학교에서 한 남성이 총을 마구 쏴 자신을 포함해 최소 17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 대변인은 <시엔엔>(CNN)에 검은 전투복을 입고 중무장한 범인이 이날 아침 9시30분께 학교에 들어자마자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2분여 동안 건물 안에 있던 학생 10명과 교사 3명을 죽인 뒤 건물 밖으로 나가 행인 등 3명을 죽였다고 밝혔다. 범인은 차를 훔쳐 시내 중심가 쪽으로 달아났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숨졌다. 시엔엔은 범인이 17살의 팀 크레치머이며 지난해 이 학교를 졸업했다고 보도했다.
평온하던 인구 2만8천명의 소도시는 큰 충격에 빠졌다. 이 지역 경찰서장인 에르빈 헤트거는 에이피에 “그는 무기를 가지고 학교에 가 피바다를 만들었다”며 “내 평생 이런 광경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특공대는 범인의 집에서 총기 18정을 찾아냈다.
이번 사건은 2002년 동부 독일에서 퇴학당한 학생이 학교에서 총을 마구 쏘아 16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데 이어 독일에서 일어난 최악의 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2006년에도 18살 남성이 온몸에 폭발물을 감은 채 자신이 다녔던 중학교에 들어가 6명을 다치게 한 뒤 자살한 사건이 일어나는 등 학교 총기 사건이 계속되고 있다.
10일엔 미국 앨라배마주의 소도시 샘슨과 인근 제네바에서 한 남성이 총을 마구 쏘아 자신의 가족을 포함해 최소 9명을 죽인 뒤 자살했다. 범인인 마이클 매클렌던은 이날 자신의 어머니와 조부모, 삼촌과 숙모를 죽인 뒤 부보안관의 아내와 아이를 포함해 이웃 주민 5명을 죽이고, 어린아이 등 4명을 다치게 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매클렌던은 경찰에 쫓겨 철물공장으로 도망쳤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이전에 이 철물공장 직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8일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세인트루이스 근처 마을의 한 교회에서 주일예배 도중 괴한이 목사를 총으로 쏘아 죽이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경제위기의 우울한 분위기 속에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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