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전망…AIG “구제금융 상환 3~5년 필요
터널의 끝은 어디일까. 금융위기가 가장 깊고 어두운 구간은 통과했지만, 밝은 바깥 세상으로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세계적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13일 “미국 은행산업의 위기가 끝난 게 아니라 단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을 뿐”이라며 “2013년 전까지 위기가 끝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7일 발표한 자산 건전성 평가(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자본 확충을 요구받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10개 은행을 포함한 미국 23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90일 안에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한때 미국의 최대 보험사였던 에이아이지(AIG)의 에드워드 리디 회장도 이날 하원에 출석해 “회사가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하고, 납세자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완전히 되갚는 데 3~5년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많은 금융사들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자산 1천억달러가 넘는 19개 대형은행들은 내년까지 약 6천억달러의 손실을 감당해야 되고, 국제통화기금(IMF) 평가에 따르면 미국 전체 금융권은 2009~2010년 약 2조7천억달러의 손실을 처리해야 한다. 여기에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7천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수백 개의 금융사들은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하는 부담마저 떠안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지나친 레버리지(차입) 상태에 있던 금융시스템이 새 환경에 적응하는 데 가장 고통스러운 기간은 통과했다”면서도 “금융산업 앞에 더 큰 구조조정의 길이 놓여 있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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