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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얀마 ‘자원’ 방패로 국제압박 묵살

등록 2009-05-19 21:12수정 2009-05-19 21:16

필리핀 시위대가 19일 마닐라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군사정부가 최근 아웅산 수치 재판을 벌이고 있는 것을 조롱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닐라/EPA 연합
필리핀 시위대가 19일 마닐라 미얀마 대사관 앞에서 미얀마 군사정부가 최근 아웅산 수치 재판을 벌이고 있는 것을 조롱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마닐라/EPA 연합
천연가스 등 풍부…서방 민주화 요구 외면
유전개발 이해 얽힌 중국·인도 침묵 지켜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미얀마에 대한 제재 강화가 아웅산 수치 석방에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터져나왔다. 유럽연합 페레로 발트너 대외관계 담당 집행위원은 기존 제재 효과에 의문을 드러내며 “중국과 인도의 협력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도이체 벨레> 등 외신들이 전했다.

유럽연합은 1996년부터 비자 발급 중지와 미얀마 지도층의 유럽내 자산 동결, 광물자원 수입 금지 등의 제재를 해왔다. 미국도 2003년부터 미얀마 투자 금지 등의 제재를 하고 있다. 지난 15일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제재를 1년 더 연장하겠다며 압박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부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19일 양곤의 인세인교도소 특별법정에서 수치에 대한 비공개 재판을 이틀째 계속했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이처럼 서방의 압력에 꿈쩍도 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든든한 배경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얀마산 루비는 전세계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며, 옥과 사파이어도 풍부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재완 전문연구원은 “미얀마의 천연가스 가채 매장량은 3132억㎥, 석유 가채 매장량은 5억8000만배럴로 추정된다”며 “이는 이웃 베트남보다는 적은 수준이지만, 미얀마의 폐쇄적 정책 탓에 알려지지 않은 매장 자원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의 가장 큰 수입원인 천연가스는 안다만 해상유전에서 파이프라인을 타고 타이로 공급되고 있다. 최근 중국은 미얀마에서 윈난성까지를 잇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미얀마 유전과 천연가스 개발에는 유노칼 같은 미국 석유메이저 기업부터 중국·타이·한국 업체까지 참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얀마의 이웃 나라들이 미얀마의 풍부한 자원에 이해관계가 얽혀 군사정부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 방콕에 본부를 둔 미얀마 민주화단체가 발행하는 신문 <이라와디>는 18일 “미국과 유럽연합이 수치의 석방을 요구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중국과 인도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아세안(ASEAN)은 이례적으로 19일 “수치를 즉각 석방하라”는 성명을 채택했다. 그러나 아피싯 웨차치와 타이 총리는 “아세안은 미얀마에 제재를 가할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미얀마 군사정부가 수치 구금에 목을 매는 또다른 이유는 올해 76살인 최고 지도자 탄 슈웨 장군이 퇴임 이후 자신의 안전에 불안을 느끼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비비시>(BBC) 방송은 타이로 망명한 미얀마 민주화단체 인물의 말을 따 ”탄 슈웨가 자신의 퇴임 후 안전보장에 집착하고 있다. 누가 내년 선거에서 중요한 인물이 되느냐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비비시>는 탄 슈웨가 2002년 수치에 대한 가택연금을 해제한 뒤 예상과 달리 서방의 제재가 풀리지 않았으며, 수치가 전국을 여행하는 동안 지지자들이 몰렸던 일도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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