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에게 물게하고…소변을 보고…찢어버렸다
미군 수용소에서 조사관들이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모독했다는 <뉴스위크> 보도의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뉴스위크>의 기사철회에도 불구하고, 관타나모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 수감시설에서도 코란 모독 행위와 관련된 수십건의 증언과 고소, 고발이 나오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곳에 수감됐다가 석방된 사람들과 미군 관계자, 인권운동가들을 인터뷰하고 미국 정부의 관련 문건을 살펴본 결과, 조사관들이 고의적으로 코란을 모독했다는 증언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 이라크인 수감자는 미군 1명이 경비견에게 코란을 입으로 물도록 했다고 증언했다. 최근 석방된 모로코인 무함마드 마주즈는 “그들은 <코란>을 찢고 바닥에 내동댕이쳤으며 그 위에 오줌을 누고 밟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 수감됐던 아흐마드 나지 아비드 알리 둘라이미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한 미군 병사가 새 코란을 가져다 우리 앞에서 표지를 찢고 쓰레기통으로 던지곤 했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ICRC)도 이와 관련된 제보를 받고 지난 2002년과 2003년 미 국방부에 이 사실을 여러차례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관타나모 수용소 내의 <코란> 모독 행위에 대해 내부 조사를 끝냈지만, 아직 결과를 밝히지 않고 있다.
22일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미국대사관 앞에서는 7천여명의 이슬람 신자들이 미군의 코란 모독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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