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에 납치됐다가 7달 만에 탈출한 데이비드 로드(41) <뉴욕타임스> 기자의 탈출 비법은 ‘게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로드 기자와 타히르 루딘(34) 아프가니스탄 기자의 수용소 탈출기를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저녁, 수용소에서 자신들과 같은 방에서 잠을 자는 감시원들에게 이 지역의 인기 보드 게임인 ‘드래프트 게임’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게임이 끝날 때마다 “한판 더하자”고 졸랐고, 밤 12시를 넘어서면서 감시원들이 한명 두명씩 자기 시작해 새벽 1시께는 로드 기자를 제외한 탈레반 감시원 모두가 잠이 들었다. 로드 기자는 이어 루딘 기자를 깨워 창문 위로 올라갔고, 미리 감춰둔 낡은 밧줄을 늘어뜨려 7m 높이의 벽을 타고 내려갔다. 밧줄이 짧아 나중에는 뛰어내렸다. ‘쿵’ 소리가 났지만 덜덜거리는 중고 에어컨 소리에 묻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10일 탈레반 지도자를 인터뷰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카불 지역을 이동하다 알 카에다와 연계된 탈레반의 한 분파인 ‘하카니’ 조직에 납치됐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