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시드바카 대사
미 국무부 연례 인신매매보고서 “경제난으로 피해 확산”
루이스 시드바카 대사 “한국, 이주노동자 차별 조사해야”
루이스 시드바카 대사 “한국, 이주노동자 차별 조사해야”
위기는 희생를 낳는다. 가장 취약한 계층이 가장 크게 희생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인 세계 경제위기는 어린이와 여성, 이주노동자를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세계적으로 그리스 인구보다 많은 1230만명이 성매매·강제노동·소년병 징집 등을 아우르는 인신매매 상태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16일 펴낸 연례 ‘인신매매보고서’에서 52개국을 올 인신매매 감시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전년보다 약 30% 늘었다. 이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루이스 시드바카(사진)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퇴치 담당 대사는 1일 한국 언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더욱 취약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며 “경제적 궁핍 아래 인신매매단들의 농간에 쉽게 먹이로 전락한다”고 말했다. 보통 빚이 인신매매의 고리가 된다. 그는 인신매매 퇴치의 가장 큰 걸림돌로 ‘실천의 부족’을 꼽았다. “사람들에게 물으면 인신매매에 반대한다고 대답하지만, 자신의 일상과 관련된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인신매매 피해자를 동원해 만든 제품 구매를 반대하는 등 실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드바카 대사는 중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들의 인신매매 문제에 대해 “중국에서 탈북자들과 조선족들은 소수민족으로서 인신매매를 당하기 쉽다”며 “우선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 등을 유엔을 통해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도 두 가지 과제를 던졌다. 한국 안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함께 타이와 캄보디아 등지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 남성들의 아동 성매매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해외에서라도 아동 성폭행을 할 경우 미국에 데려와 기소할 수 있다”며 “한국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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