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혜택 등 반군 달래기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정부가 석유시설 파괴를 주도해 온 반군단체 지도자 헨리 오카를 13일 석방했다. 오카가 이끄는 나이지리아 최대반군 단체인 니제르델타해방운동(MEND)은 지난 3년 동안 석유 자원에서 나오는 부의 공평한 분배를 요구하며 남부 유전지대 니제르델타에서 로얄더치셸 등 다국적 석유기업의 시설을 파괴해왔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2007년 앙골라에서 오카를 체포한 뒤 국가 반역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으나, 반군 단체에 대한 협상책의 하나로 그에 대한 기소를 철회한 것이다. 니제르델타해방운동은 오카가 석방되기 전날에도 라고스의 원유 하역장을 공격해 최소한 5명이 숨졌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오카르는 자신이 니제르델타해방운동의 지도자라는 사실은 부인해왔지만 석방되면서 “(정부와의 협상에 대해) 다른 구성원들과 상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니제르델타해방운동은 오카르의 석방에 대해 “정부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성실하게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우리는 오카의 석방을 평화와 번영을 향한 진전이라고 본다”고 환영 성명을 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올해 10월까지 총을 내려놓은 반군들은 사면뿐 아니라 교육과 취업훈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적극적인 반군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반군의 ‘석유와의 전쟁’은 워낙 뿌리가 깊어 사면정책으로 문제가 풀릴지는 불투명하다. 나이지리아의 풍부한 석유 자원은 그동안 일부 상위 계층에게만 부를 가져다줬을 뿐, 정작 지역 주민들은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 문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비비시>(BBC) 방송은 “석유를 둘러싼 갈등은 정치적 문제만이 아니고 경제와 땅에 관한 문제를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풀리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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