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공개 안돼…유가족 소송 새 쟁점 부상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총기를 난사해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조승희씨의 정신과 진료기록이 사건 발생 2년 만에 뒤늦게 발견돼, 관리 부실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 가운데 2명이 버지니아주와 대학당국 등을 상대로 제기한 피해배상 소송에서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버지니아공대 상담센터 소장을 맡았던 로버트 밀러 박사가 진료기록을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기 1년 전 자신의 집으로 가져갔다”고 밝혔다.
케인 주지사는 밀러 박사가 상담센터에서 진료기록을 가져간 것은 불법이라며 경찰이 수사중이라고도 전했다. 밀러 박사는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조씨는 지난 2005년 여학생에게 이상한 메시지를 보내는 등 비정상 행동 때문에 잠시 동안 인근 정신보건시설에 수용됐지만, 상담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조씨가 버지니아공대 상담센터에서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케인 지사는 “유산 관리인의 허락을 받거나 영장발부를 통해 빠른 시일 안에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그동안 대학당국 등이 조씨가 매우 위험한 상태였다는 것을 알고서도 적절한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일부가 이런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으로 딸을 잃은 브라이언 클로이드는 “만약 그가 정말로 위험하다는 징후가 있었다면, (대학 당국이)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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