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모객 강제 해산…무사비 경찰에 쫓겨나
전세계인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이란 여대생 네다 아가 솔탄 사망 40일 추모식은 이란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끝내 열리지 못했다.
30일 테헤란 외곽의 베헤시테 자흐라 묘역에서 솔탄을 포함해 지난달 대통령선거 이후 시위과정에서 숨진 이들에 대한 추모하기 위해 수백명이 모여들었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이 전했다. 경찰 150명은 곤봉을 휘두르고 일부 사람들을 연행하면서 시위대를 강제해산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란 대선 개혁파 후보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도 묘역에 도착했지만 경찰이 둘러싼 뒤 차에 태워 돌려보냈다. 또다른 대선 후보였던 메흐디 카루비 의장 역시 쫓겨났다. 이란 여성 문제를 비판적으로 그린 <써클>이라는 영화를 만든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이 강제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시위대는 계속 모여들어 나중에는 수천명에 달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들은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앞서 이란 당국은 무사비와 카루비가 30일 테헤란에 있는 모살라 모스크에서 추모집회를 열겠다고 신청한 것을 불허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전했다. 이란 정부는 사람들이 솔탄이 묻혀있는 베헤시테 자흐라 묘역으로 대신 모여들자 이것도 강제해산했던 것이다.
이란은 지난달 12일 열린 대선에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재선됐지만 부정선거 논란으로 대규모 시위가 한동안 잇달아 열렸다. 이란 정부가 이 시위 사태 과정에서 숨진 이로 확인한 숫자만 30명에 달한다. 특히 솔탄이 총을 맞고 숨지는 장면이 비디오로 촬영된 모습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이란 시위 사태의 상징으로 떠올랐는데, 30일은 그가 숨진 지 40일째 되는 날이었다. 시아파 이슬람을 신봉하는 이란인들은 사후 40일을 중요한 추모일로 여긴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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