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벵골만 인도령 안다만니코바르 제도 해상에 불법 정박한 혐의로 나포된 북한 선박 ‘엠브이 무산’호의 선원들이 인도 해안경비대원들의 감시를 받고 있다. 포트블레어/AP 연합
영해 불법정박…무기류는 발견 안돼
인도가 자국 영해에 불법 정박한 북한 선박을 6시간에 걸친 추격 끝에 나포해 조사중이다.
인도 해안경비대는 지난 7일 허가 없이 벵골만에 있는 인도령 안다만니코바르 제도 해상에 정박한 북한 선박 ‘엠브이 무산’(MV Musan)호를 위협 사격까지 한 끝에 나포했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8일 보도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 6월 북한의 핵실험 재개에 따른 제재를 결의한 이후 나온 첫 나포 사례다. 인도 정부는 배 안을 수색했지만, 우려했던 무기류는 나오지 않고 설탕 1만6500t만을 발견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북한 선박의 행적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북한 선박은 지난달 27일 타이에서 출발해 이라크 움카스르 항구로 설탕을 싣고 가던 중 갑자기 목적지를 바꾸는 바람에 인도에 들어왔다고 밝혔는데, 목적지를 바꾼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목적지를 바꾸면서 싱가포르를 들르게 됐다고 했는데, 선원들의 여권에는 싱가포르 도장이 찍혀 있지 않았다. 북한 선박이 교신에 일체 응답을 거부하다가, 인도 해안경비대가 하늘에 총을 쏜 뒤에야 배를 멈춘 것도 의심거리다. 인도 해안경비대 관리인 나우티얄은 “북한 선원들이 처음에는 기계 고장 때문에 정박했다고 했는데 거짓으로 드러났다. 왜 도망갔냐고 물으니 해적인 줄 알았다고 대답했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인도 정부는 1999년과 2006년에도 북한 선박을 나포한 적이 있다고 <타임스 오브 인디아>가 전했다. 1999년 인도와 파키스탄이 카길 분쟁을 벌일 당시 북한 선박은 파키스탄으로 미사일 부품 177t을 싣고 가다 붙잡혔다. 당시 북한 선박은 설탕을 싣고 있다고 했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2006년 나포된 선박에서는 무기류가 나오지는 않았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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