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 안보 위협 국가” 지목
무역분쟁 이어 군사·안보 갈등
중 “양국관계 위태롭게 할것”
* 차이메리카 : 중·미 공생관계
무역분쟁 이어 군사·안보 갈등
중 “양국관계 위태롭게 할것”
* 차이메리카 : 중·미 공생관계
‘차이메리카(중국과 미국의 공생관계)’의 균열과 충돌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은 15일 내놓은 <2009 국가정보전략보고서>에서 중국을 북한, 이란, 러시아와 함께 “전통적 또는 새로운 수단으로 미국의 이익에 도전하는 주요 국가”로 분류했다. 이 4개국은 앞으로 4년 동안 미 국가정보국이 첩보 활동 목표로 삼는 ‘가상적’이 됐다.
중국은 즉각 이에 대해 “미국이 냉전적 사고와 편견을 버리라”고 반발했다.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16일 “미국인들이 중국에 대해 잘못된 견해를 갖도록 하고 중미 상호신뢰를 해칠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 보고서의 “오류를 수정하라”고 요구했다.
지난 주말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이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면서 촉발된 미중 무역분쟁의 여진이 아직 멈추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군사·안보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중국이 특히 반발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나온 이 보고서가 중국에 대한 오바마 행정부의 판단과 전략을 보여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데니스 블레어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이름을 따 ‘블레어 보고서’로 불리는 이 문서는 “중국은 미국과 여러 측면에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지만 자원경쟁에 집중된 중국의 외교와 군사 현대화 등은 중국을 복잡한 글로벌 도전자로 만드는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사이버 공간에서 매우 공격적”이라면서 사이버공간에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는 핵심 국가로 분류했다.
부시 행정부 당시인 2005년에 발간된 이전 국가정보전략보고서에는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 않고, 테러리즘의 위협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나온 새 보고서는 극단주의와 핵 확산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절실하지만, 첩보활동, 사이버전, 전략적 정보전 등에서 중국이 미국의 직접적인 경쟁자가 되고 있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중국 전략가들은 이번 보고서는 미국의 국가주의가 고조되고 있다는 증거이며, 이는 중미 관계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푸단대학 미국연구소의 션딩리 교수는 17일 <글로벌타임스>에 “서로 다른 이데올로기를 가진 두 주요국으로서, 미국과 중국은 여러 전선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이 보고서는 중국이 점점 더 부상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주의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말했다.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도 16일 중국의 군 현대화에 따른 잠재적 위협을 거론하면서 B-2 스텔스 폭격기의 뒤를 이을 신형장거리 폭격기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메릴랜드 내셔널 하버에서 열린 공군연합회 연례행사에 참석해 “탄도미사일과 사이버, 위성전쟁 등에 대비한 중국의 투자는 태평양 지역의 우방을 지원하려는 미국의 전진기지와 항공모함 등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군 현대화가 어떤 형태로든 “(미국의) 단거리 전투기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공격 비용을 더 증가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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