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0.25% 올려…부동산 과열 억제위해
긴축재정 경쟁 초래 우려…“제한적일 것” 전망
긴축재정 경쟁 초래 우려…“제한적일 것” 전망
오스트레일리아(호주)가 지난해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요 20개국(G20) 가운데는 처음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은행(RBA)은 6일 오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3.25%로 상향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연방은행은 지난해 9월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공격적으로 4%포인트 낮추면서, 전세계적인 저금리 정책 기조에 동참해 왔다.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은행 총재인 글렌 스티븐스는 성명에서 “저금리의 이유가 사라졌다”며 “이제 신중하게 통화팽창 정책을 거둬들이기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에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을 뿐,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보여 왔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오스트레일리아의 전격적인 금리 인상은 무엇보다 자산시장, 특히 부동산시장의 과열을 억제하기 선제적인 조처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주택가격은 지난 1~8월 7.9% 상승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갑작스런 금리 인상은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합의와 충돌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5일 미국 피츠버그에 모인 주요 20개국 정상들은 “섣부른 경기회복 정책 철회를 피한다”고 합의해, 각국의 ‘출구전략’은 한동안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노무라증권의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버츠가 <아에프페> 통신에 “꽤 이르고, 놀랍다”며 보인 충격도 이 때문이다.
한편에선 오스트레일리아의 결정이 전세계적인 ‘출구전략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럴 경우 실물경제의 회복 속도가 더디고, 신용경색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나라들의 해외 자금 유입은 다시 악화될 수 있다. 외환시장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한 통화로 수요가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섣부른 경기부양책의 철회는 전세계의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공유돼 왔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앨런 오스터는 “다른 경제대국들이 2분기 연속 경제가 성장할 때까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움직임을 따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아에프페> 통신이 전했다. 경제대국들이 가세하지 않는 한, 오스트레일리아를 선두로 한 출구전략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금리 인상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달러 가치는 14개월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증시는 소폭 하락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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