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검표 결과 카르자이 50%이상 득표 실패
부정선거로 얼룩졌던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가 결선 투표까지 갈 확률이 높아 보인다.
유엔이 지원하는 아프간 선거감독기구인 선거민원위원회(ECC)가 투표소 210곳의 표를 무효처리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카르자이 대통령이 48% 득표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이날 보도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선거 감시단체인 ‘데모크라시 인터내셔널’는 선거민원위원회 발표를 토대로 계산해 보면 약 210만표 가까이가 무효 처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지난달 대선 잠정 결과에서 54% 이상을 득표한 것으로 발표됐지만 재검표 결과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이며, 2위를 했던 압둘라 압둘라 후보와 결선 투표에서 재대결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선거민원위원회는 결선 투표가 필요한 지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재검표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진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IEC)에 발송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선 투표 결정을 할 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프간에서는 지난 8월20일 대선 투표가 끝난 직후부터 부정 선거 의혹이 불거졌다. 치안이 나빠 투표가 진행되지 못한 투표소들에서조차 카르자이 대통령을 찍은 표 수천장이 나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광범위한 부정선거 의혹으로 최종 결과 발표를 하지 못했다. 선거민원위원회가 재검표에 들어갔지만, 이번에는 카르자이 대통령 쪽이 반발해 발표는 계속 미뤄져왔다.
결선 투표를 해도 카르자이 대통령이 재선할 확률은 여전히 높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아프간 최대종족인 파슈톤족을 지지기반으로 갖고 있다. 탈레반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혼란을 거듭하는 아프간 정치 상황이 큰 골칫거리이지만, 카르자이 대통령외에 마땅한 대안도 없어 지지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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