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자금성 방문때 일반인 관람 금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중국 역사의 상징인 베이징의 자금성(고궁박물관)을 둘러봤다.
이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이 자금성에 들어섰을 때 그의 일행과 취재진 외에 관광객은 아무도 없었다. 당국이 오바마의 방문을 위해 이날 하루 자금성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영하의 날씨 속에 침묵에 잠긴 자금성의 중심축을 따라 태화전, 중화전, 보화전, 건청궁 등 주요 건물을 둘러본 오바마 대통령은 방명록에 서명한 뒤 고궁박물관 정신먀오 관장에게 “이런 장엄한 궁전을 보게 해줘서 감사하다”며 “두 딸을 데리고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 만리장성도 둘러본다.
자금성 관광을 마친 그는 중국 최고지도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공식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전날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만찬을 마련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오바마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했다. 미-중 관계에 대한 중국 쪽의 각별한 배려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식단은 중국식 새우요리와 양고기 등이었고, 오바마 대통령 앞에서 전통면을 즉석에서 뽑아 대접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인터넷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인들과의 열린 대화를 위해 공들여 추진했던, 지난 16일 상하이 타운홀미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행사가 끝난 직후부터 대학생 청중 대부분이 공산당원으로 알려진 데 이어, 이들이 대부분 차세대 공산당 지도자로 길러지는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간부들이라는 구체적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블로거들은 당시 행사에서 첫 질문을 한 청시라는 여학생은 푸단대 공청단위원회연구실의 상무부주임이며, 세 번째로 질문한 황아무개는 퉁지대 외국어학원 공청단위원회 서기로 ‘가짜 대학생’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선발된’ 청중이 중-미 관계의 주요 현안을 거론하지 않은 채 ‘상하이와 시카고는 자매도시로 교류해 왔는데 대통령은 어떤 방법으로 양국의 도시 간 교류를 강화하겠느냐?’, ‘중국의 첫인상은 어떠한가?’처럼 형식적 질문만 던진 데 대한 비판 여론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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