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역학지도가 바뀐다] 중-일 관계
오자와 방중-시진핑 방일 ‘좋은 기회’ 인식 적극 외교
오자와 방중-시진핑 방일 ‘좋은 기회’ 인식 적극 외교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은 오카다 가쓰야 일본 외상과 손잡고 양국간 전략적 호혜관계 강화에 합의했다. 북핵문제와 지구온난화 등 국제적 이슈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아시아 중시 외교’를 내세운 일본 민주당 정권 출범 이후 미-일 동맹이 삐걱거리는 사이, 중-일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긴밀해지고 있다.
일본 민주당 정부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최대실력자인 오자와 이치로 민주당 간사장이 전면에 나서서 중-일 밀월관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고, 중국 지도부도 일본 민주당 집권이 중국에게 전략적 기회임을 인식하고 적극적 대일본 정책을 펼치고 있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위상이 쇠퇴하는 조짐을 보이자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자와 간사장이 다음달 10일 의원과 경제인 등 400명에 이르는 대규모 방문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 중국 주석과 회담하는 것은 양국 밀월시대의 가장 극적인 장면이 될 예정이다. 오자와 간사장은 1989년 자민당 간사장 시절부터 중-일 두 나라의 민간교류사업인 ‘장성계획’을 시작하는 등 일관되게 대중 외교에 힘을 쏟아왔다.
중국도 이달 들어 왕자루이 공산당대외연락부장(10~11일)에 이어 양제츠 외교부장(19~20일)이 일본을 방문하는 등 대일외교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오자와 간사장은 20일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일-중은 인류사상 (최대의) 파트너를 맞이하고 있다. (기후변동 문제 등은) 두나라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12월에는 중국 차기지도자로 유력한 시진핑 부주석이 일본(14~17일)과 한국을 방문한다. 공산당 정치국위원인 왕양 광둥성 당서기도 이달 초 일본을 방문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의 정권교체 이후 미일관계가 삐걱거리는 틈을 중국이 파고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우융성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부교수는 홍콩 <명보>에 “중일 관계가 과거 ‘정냉경열’(政冷經熱)에서 이미 ‘경냉정열’(經冷政熱)’ 관계로 변화했다”며 두 나라가 경제관계를 넘어 정치관계 밀착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도쿄/박민희 김도형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