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음주 후 커피 안돼요!
‘카페인+알코올’ 복용시 판단력 흐려져
미 연구진 “술깼다는 착각에 위험노출”
미 연구진 “술깼다는 착각에 위험노출”
연말 망년회 등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커피 한잔 마시면 멀쩡해”라는 말을 심심찮게 듣게 된다. 하지만,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커피를 마시면 술이 깬다는 건 ‘착각’이며 이로 인해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비비시>(BBC) 인터넷판이 9일 보도했다.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연구진이 <행동신경과학>지에 발표한 실험결과가 그 근거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에게 알코올과 카페인을 다양한 비율로 주사한 뒤 이들이 미로 속에서 빛이나 소음 등 불쾌한 자극을 피해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관찰했다. 알코올만 주사한 쥐는 느긋한 상태였지만 불쾌한 자극을 잘 피하지 못했고, 카페인만 주사한 쥐는 길찾기에선 조금 나았지만 경계와 긴장정도가 강했다. 둘다 주사한 쥐는 경계심과 긴장감은 적당했지만 불쾌한 자극을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 쥐에게 주사된 카페인 양은 인간으로 치면 커피 8잔에 해당한다.
연구진의 토머스 굴드 박사는 “술만 마신 경우 자신이 취했다는 사실은 인정하게 되지만, 카페인까지 섭취했을 땐 여전히 술에 취했는데도 술이 깼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는 운전 등 잠재적인 위험성을 내포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는 착각을 안겨준다”고 지적했다. 판단력이 흐려져 무서운 결과를 부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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