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텐마 기지 이전 방안
괌 이전 땐 동아시아 신속대응 못해
미국은 일본과 마찰을 빚고 있는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해 2006년 미-일 합의안(오카나와현 나고시 헤노코 캠프슈와브로 이전)에서 한발짝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미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각) “미-일이 이미 합의한 주일미군 재편안의 로드맵(일정표)이 오키나와 미군주둔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라고 밝혔다고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16일 하토야마 유키오 총리가 “수개월안에 헤노코가 아닌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겠다”고 한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미국 쪽은 후텐마 기지 이전이 이행되지 않으면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병력 8000명 괌으로 이전 △오키나와 남부 기지 반환 등 다른 로드맵 합의안도 백지화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주일미군 재편은 미국 국방부가 주장하는대로 오키나와의 미군 주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만 실시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주일미군 전용시설의 75%가 집중된 오키나와에서 1995년 미 해병대원의 소녀 집단강간 사건 이후 ‘반 기지’ 여론이 들끊자,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미군기지로 꼽히는 후텐마 기지 이전을 민심을 무마하기 위한 카드로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이 후텐마 기지의 괌 이전안에 대해서 강력 반대하고 있는 것은 오키나와가 군사 전략적으로 중요하다는 판단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키나와까지 2200km 떨어진 괌으로 기지를 이전할 경우 한반도 유사시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없다. 미군은 유사시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2~7배의 전투기와 헬기 등을 배치하는 작전계획까지 세워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은 11월19일 “일본이 무력침공을 당했을 때를 상정해, 미군은 오키나와에 F16 전투기, 공중조기경보기(AWACS), 공중급유, 수송기 등 약 80기를 추가 배치할 계획”이라며 “또 평소 50여대가 배치된 미해병대 후텐마 비행장에 3백기의 헬기를 추가로 투입하는 유사시 작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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