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잉주 총통 정치력 서서히 상실”
지난달 5일 현장·시장 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한 대만 집권 국민당이 9일 실시된 타오위안 등 3개 현 입법위원(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제1야당 민진당에 3석을 모두 내주며 완패했다. 국민당은 의석이 74석으로 줄어든 반면, 민진당은 의석을 30석으로 늘려 개헌안과 총통 파면안 제출에 필요한 ‘총의석(113석)의 4분의 1(29석)’ 고지를 넘어섰다.
대만 언론들은 마잉주 총통이 현장·시장 선거에서 패한 뒤 한달여 만에 다시 선거에서 참패해 정치적 영향력을 서서히 상실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시보>는 10일 사설에서 “마 총통과 국민당에 대한 또 한 차례의 경고”라고 지적했다.
국민당의 잇따른 선거 패배 원인은 중국과의 경제협력기본협정(ECFA) 추진으로 인한 일자리와 산업 피해 우려, 최근 미국산 쇠고기 위험 부위 수입 허용에 대한 여론 악화, 지난해 8월 태풍 모라꼿 늑장 대응 여파 등이 꼽힌다. 민진당 차이잉원 주석은 “국민들이 또다시 국민당에 경고를 보낸 데 대해 집권자들은 일부 정책들이 지나치게 조급하고 편향되지 않았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지지율이 20~30%대로 떨어져 있는 마 총통은 당내에서도 도전에 직면했다. 국민당 황차오순 의원은 10일 “대만 국민들은 경제협력기본협정이 대만의 주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는 양안관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마 총통을 비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한편 지난달 5일 실시된 현장·시장 선거에서 입법위원 4명이 당선함에 따라 다음달 27일 4곳에서 입법위원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하반기에는 타이베이와 가오슝 등 핵심 지역을 포함한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