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난대응팀 급파…전세계 트위터 ‘기부호소’
국제개발처 이어 베네수엘라·프랑스도 구호 준비
국제개발처 이어 베네수엘라·프랑스도 구호 준비
“오늘은 아이티 역사상 최악의 날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기도하고 최선을 바라는 것뿐입니다.”
레몽 조제프 주미 아이티 대사는 12일(현지시각) <시엔엔>(CNN) 방송에서 “아이티를 도와달라”며 이렇게 호소했다. 강진은 하필 실업률이 70%에 이르는 ‘서반구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를 강타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아이티에 신속하게 구호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이티에 인도적인 지원을 긴급 지시했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는 72명의 구조요원과 탐지구조견 6마리를 포함한 재난대응팀을 48t 규모의 장비와 함께 아이티에 급파했다. 프랑스도 60여명의 구호팀과 구호물자를 긴급 공수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300만유로(436만달러)를 우선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중남미의 이웃나라들도 속속 지원계획을 밝혔다. 브라질은 1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베네수엘라는 50명 규모의 지원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콜롬비아, 파나마, 멕시코, 파라과이 등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가능한 한 빨리 현지를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아이티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고통받고 있는 형제자매를 위해 국제사회 모두가 관대함을 갖고 합심해 효과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엔 민간인들의 지원 호소도 넘쳐났다. 아이티 출신으로 1990년대의 유명한 힙합그룹 ‘푸지스’의 멤버였던 와이클레프 존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팬들에게 자선단체 ‘옐레 아이티’(Yele Haiti)에 전화로 5달러씩만 기부해달라고 호소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메시지는 순식간에 인터넷을 통해 퍼져나갔고, 별도로 기부금을 접수하는 옐레 아이티 누리집(www.yele.org)은 한때 접속이 어려울 정도였다. 특별지원팀을 아이티로 파견한 유니세프도 아이티 어린이를 돕기 위한 기부금 모금 사이트를 링크했다.
또 미국 적십자사 남동 펜실베이니아지부는 “지진 피해를 입은 곳엔 식량과 식수, 임시숙소,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 등 의료서비스가 즉시 필요하다”며 “200년 만에 최악의 지진 피해를 겪은 아이티에 20만달러의 구호금을 우선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제재난구호펀드를 운영하는 아메리케어스(AmeriCares), 아이티 지원단체인 아이티어라이즈(Haitiarise) 등의 단체도 아이티 소식을 알리며 기부금을 접수하고 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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