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운동선언’ 내고 폐막…‘지구 지키기’ 등 연간 행사
세계경제포럼(WEF)의 대안을 찾는 모임인 세계사회포럼(WSF)이 지난 29일 50여개의 각종 제안을 담은 ‘민중운동선언’을 발표하고 폐막했다. 민중운동선언에는 농업개혁과 시민의 사회적 권리 보장, 중남미 지역에 대한 외국군 기지 설치 반대, 자유주의 정책 배격 등의 내용이 담겼다.
브라질 포르토알레그레시와 인근 5개 도시에서 3만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사회포럼은 세계 경제위기를 막지 못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브라질 노조 간부인 레오나르도 다머는 “세계경제포럼은 경제위기를 예측조차 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진용을 다시 갖추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27일 “룰라, 룰라”를 연호하는 1만여명의 참석자에게 록 스타와 같은 환영을 받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금융 시스템이 홀로 번영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세계 경제위기가 보여줬다”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이 예전만큼 매력적이지 않다”고도 꼬집었다. 룰라 대통령은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다음날인 28일 비행기를 타려했으나 갑작스러운 고혈압으로 하룻동안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중남미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 강화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세계사회포럼은 중남미 지역의 미군 기지 설치와 미국 정보요원들의 활동에 반대하는 세계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이 제국주의 의도를 갖고 온두라스 쿠데타를 사실상 지지했고, 쿠바 경제 제재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남미 좌파정권에 대해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종료 후에도 후속 행사를 계속 열기로 했다. 4월19일~22일에는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에서 ‘대안 기후회의’가 열리고, 8월에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도 별도 행사가 마련된다. 내년 세계사회포럼은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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