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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남미 미국에 “왜 자꾸 내정간섭이야”

등록 2005-06-07 18:51수정 2005-06-07 18:51

미 “미주기구에 민주주의 감시기구 만들자” 제안에

11개 회원국, 저지 결의안 제출하기로
베네수엘라 “감시 필요한 나라는 미국”

미국이 미주기구(OAS) 회의에서 회원국의 민주주의를 감시할 기구 창설을 제안하면서 미국의 일방주의에 반감을 표해온 브라질·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좌파 정부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쿠바까지 민주주의를”=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6일 플로리다 포트 로더데일에서 열린 미주기구 연례총회 연설에서 미주기구 내에 “회원국의 민주제도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평가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할 수 있는 위기를 예측하기 위한 상설기구를 만들자”며 이른바 ‘비무관심 원칙’을 들고 나섰다. 미국은 이런 내용을 담은 ‘플로리다 선언’ 초안까지 내놓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가 미주대륙에서 지금까지 목격해온 민주주의의 증진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된다”며 “언젠가 자유의 물결은 쿠바 해안까지 밀려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5일 개막식 연설에서 “미주기구 회원국들은 민주주의를 가질 국민들의 권리를 지키기로 맹세했다”며 “미주대륙의 민주주의를 감시하기 위한 기구를 창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볼리비아·에콰도르·아이티 등은 민주제도의 기반이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이 제안은 부시 대통령의 민주주의 확산 정책의 일환으로, 미국의 뒷마당인 중남미에서 브라질·베네수엘라·아르헨티나 등 좌파 정부들이 미국의 경제ㆍ무역 정책에 점점 더 의문을 표시하면서 이 지역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나온 것이다. 부시 행정부는 최근 4년 사이 에콰도르 등 5개 나라 우파 성격의 정부가 잇따라 무너진 데 대해 특히 우려를 표해왔다.

“내정 간섭” 반발=미국의 제안에 대해 중남미 국가들은 그런 기구는 회원국들에 대한 내정간섭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번 제안이 자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알리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미국의 제안은 미주기구 헌장을 위반한 것이며 기구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미주기구는 회원국의 민주주의 상태에 대해 평가할 권한이 없다”며 “이 문제는 전적으로 개별 회원국 국민 개인과 모두에게 달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아르헨티나도 이 제안에 대한 반대에 앞장서고 있으며, 11개 회원국 대표들이 미국의 제안을 사실상 저지하기 위한 결의안 초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앞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5일 “미주기구 국가 가운데 감시가 필요한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테러범들을 지원하고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미국”이라고 비난했다.

1948년 21개국으로 출범한 미주기구는 현재 34개국이 가입한 외교안보협의체로, 중남미 최대 현안인 ‘민주주의의 집단적 방어’ 문제를 놓고 계속 고민해왔다. 쿠바는 피델 카스트로의 1959년 공산혁명이 성공한 지 불과 2년 뒤 회원국에서 배제됐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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