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6일 뉴욕에서 이뤄진 북-미 접촉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보도했다. 북한은 지난 2월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무기 보유를 선언했으나 미국에 직접 핵 보유국임을 통보하고 상응하는 대우를 요구하기는 처음이다.
북-미 관계 소식통들은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6일 유엔 북한대표부를 방문한 조지프 디트라니 미국 대북협상 담당대사에게 “우리를 핵 보유국으로 대우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우를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또 6자 회담을 ‘군축회담’으로 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은 제기하지 않았다. ‘핵 보유국 대우’는 북한을 미국과 동등한 핵 보유국으로 간주해 6자 회담에서 군비관리 문제를 협의하는 것을 의미하며, 최종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도 주한미군을 감축하고 핵 선제공격 대상에서 (북한을) 제외하는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풀이했다.
미국은 북한의 이런 요구가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면서 미국과의 교섭에서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응하지 않을 태세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왕광야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7일 뉴욕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을 포함해 관련국들 모두 6자 회담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가장 좋은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 안에 베이징에서 6자 회담이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8일 보도했다.도쿄 베이징/박중언 이상수 특파원 parkj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