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시온에서 1일 주민이 슈퍼마켓에 불을 질러 검은 연기가 치솟는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화재진압을 하는 동안 군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콘셉시온/AFP 연합뉴스
[칠레 대지진]
1명 사살 160명 체포…군 투입 1만4000명으로 늘려
1명 사살 160명 체포…군 투입 1만4000명으로 늘려
칠레 강진이 발생한 지 사흘째인 2일(현지시각) 희생자는 723명으로 늘어났다. 칠레 2대도시 콘셉시온은 군대가 파견돼 상당히 안정됐지만, 약탈은 그치지 않고 있다. 재난 당국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1일 콘셉시온에서는 야간 통행금지령을 어긴 160명이 체포되고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하지만 식료품 공급이 지연되면서 참다못한 주민들의 약탈행위가 다시 벌어졌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군인과 경찰이 슈퍼마켓 등에 대한 약탈을 막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상점 2곳에 불을 질러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 한 주민은 “슈퍼마켓 안에 식료품이 가득한데도 들여보내지도 않고 물건을 팔지도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은 2일 콘셉시온과 지진해일(쓰나미)이 휩쓸고 간 지역에 배치된 군인을 애초 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늘리며 “절박한 고통은 이해하지만 용납할 수 없는 범죄 또한 있다는 사실도 안다”고 말했다.
구조작업은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콘셉시온에서 무너진 15층 아파트에서는 잔해에 갇힌 사람들이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팀은 이곳에서 25명의 생존자와 9구의 주검을 찾아냈다. 하지만 1일 구호품을 싣고 콘셉시온으로 가던 소형 항공기가 추락해 탑승객 6명이 숨졌다. 칠레의 경제적 피해는 150억~30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세계 최대 구리수출 국가 칠레의 지진으로 1일 국제 구리가격은 3% 상승했다. 하지만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세계 46위 경제국인 칠레가 지진 타격을 빨리 회복하고 올해 5% 수준의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첼레트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한 이후 각국의 지원이 잇따랐다. 아르헨티나는 야전병원 설비를 갖춘 항공기 5대와 의사 55명, 정수 장비, 식량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일 외국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칠레를 방문해 “도울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2일 칠레에 도착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위성전화 20대를 함께 싣고 오며 추가지원 방침을 밝혔다. 한국 정부는 텐트와 발전기, 정수제 등 200만달러 규모의 긴급 인도적 지원을 결정했다. 정부는 피해 규모 및 국제사회의 지원 동향을 봐가며 구조물 안전진단 전문가 파견 등을 협의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순배 이제훈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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