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대지진] 한겨레 칠레통신원이 전하는 복구현장
아직 기반시설 불안정
대학가 구호품 모집운동
일부선 사재기 모습도 칠레 강진 뒤 대부분의 칠레인들은 “올 것이 왔다”는 반응 속에 침착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진 다발지역으로 1935년 치얀, 1960년 발디비아, 1985년 발파라이소 등에서 20~25년 간격으로 강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진이 발생한 2월27일 새벽에도 칠레인들은 의외로 침착한 반응을 보였다. 각 아파트에서는 진동으로 문이 안 열릴 경우를 대비해 현관문을 열어놓고, 비상계단 문이 닫히지 않도록 조처했다. 고층건물은 진동이 심해지면 거주자들을 아래층으로 대피시켰다. 수도 산티아고에 사는 히메나(46)는 항구도시 산안토니오에서 부모님이 운영하는 주유소에 폭발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돼 뵙고 왔다며, 조만간 다시 먹을 것을 갖다 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주택에 사는 크리스티나(45)는 집에 물과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온 가족이 친척집으로 이동했다. 크리스티나는 이 정도의 불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지진 발생 뒤 사흘째에도 각종 기반시설 운영이 불안정하지만, 주요 언론매체는 수도, 전기, 병원, 공항 등의 정보와 지진으로 충격을 받은 아이들을 안정시키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 텔멕스사는 지진피해가 심한 두 지역에 장거리 국내전화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적십자사와 주요 대학 학생회에서는 구호물품 모집운동을 벌이고 텔레비전 자선모금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지하철은 1일부터 정상 운영되기 시작했고 복구작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은 재택근무를 권하고 학교 개학도 일주일 늦춰졌다. 또 생필품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 일부 시민들이 사재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산티아고/민원정 통신원(칠레가톨릭대 아시아프로그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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