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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페이스북 킬러’ 공포 소셜네트워크의 그늘

등록 2010-03-11 14:16

영국 성범죄자 나이·이름 속여 17살 소녀 만난뒤 살해
“인터넷 사용 막자” 여론…가짜 아이디땐 확인 안돼
영국에서 일어난 일명 ‘페이스북 킬러’ 사건이 경찰의 허술한 성범죄자 감시 시스템뿐 아니라 인터넷의 ‘어두운’ 측면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페이스북 킬러 사건은 성폭행 전과자인 33살 영국 남성 피터 채프먼이 지난해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17살 소녀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사건. 이 사건으로 여론이 들끓자 알렌 존슨 영국 내무부 장관은 9일 <비비시>(BBC) 방송에 출연해 “성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 소셜네트워크 사이트를 이용할 때 상대방에게 주의 메시지가 가도록 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감시대상인 성범죄자가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 접속을 하면 알려주는 시스템이 도입돼 있다. 앞서 영국 법원은 8일 채프먼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앞으로 최소한 35년동안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채프먼이 페이스북에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행세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은 피터 카트라이트이고 19살이라며 피해자인 애슐리 홀에게 접근했다. 10대 소녀들이 호감을 가질 만한 외모의 남성이 웃통을 벗은 채 찍은 사진도 올려놓았다. 실제 채프먼은 야윈 체격이었으며 치아도 거의 없다.

채프먼은 지난해 10월 피해자 애슐리와 만나기로 약속하는 데 성공했다. 거짓말이 들통나지 않도록, 아버지가 대신 마중을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안심한 애슐리를 차에 태운 뒤 범행을 저질렀다. 거주지 제한 규정을 어긴 것 때문에 지명수배가 내려졌던 채프먼은 다음날 우연히 경찰에게 붙잡혔고, 이때 돌연 자신의 범죄를 고백해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1996년 여성 두 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2001년 가석방된 채프먼은 감시 대상이었지만 영국 경찰은 2008년 11월 그가 신고한 거주지에서 사라진 뒤 추적에 실패해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영국 정부는 경찰의 성범죄자 감시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성범죄자의 온라인생활도 감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늘지만, 이는 자칫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미국과 같은 방식을 도입한다해도 감시 대상인 범죄 경력자들이 가짜 아이디를 만들어 접속했을 땐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최근 수감자들이 소셜네트워크에 몰래 접속해 범죄 피해자들을 온라인으로 협박하거나 조롱하는 사례도 있다고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전하기도 했다. 채프먼에게 살해된 소녀 애슐리의 어머니는 <비비시>에 “다른 세 딸들에게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 이용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범죄 감시 시스템의 범위와 수위에 대해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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