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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셰르파들 ‘죽음의 지대’에 오르는 까닭은?

등록 2010-04-20 15:47수정 2010-04-20 17:35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반가들.
에베레스트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반가들.
해발 8000m 고지대 산소 희박, 목숨 잃는 등산가 많아
네팔 베테랑 셰르파 20명 에베레스트 주검 수습 나서
산악인들은 산소 농도가 평지의 3분의 1로 떨어지는 해발 8000m 이상 고지대를 ‘죽음의 지대’라고 부른다. 인간의 신체는 해발 7000m 정도까지는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하지만, 죽음의 지대에서는 한계에 부닥친다. 오랜 시간 머무르면 모두 죽게 된다. 1996년 에베레스트 죽음의 지대에서 12명이 숨진 사건이 대표적 예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Into Thin Air)라는 책과 영화가 이 사건을 다뤄 죽음의 지대란 말이 더욱 널리 알려졌다.

 네팔의 베테랑 셰르파 20명이 이 악명 높은 에베레스트 죽음의 지대에 남긴 주검들을 수습하기 위해 나선다고 <에이피>(AP)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죽음의 지대가 워낙 위험한 곳이다 보니, 이곳에 있는 주검들이 대부분 방치되어 왔기 때문이다. 팀을 이끄는 셰르파 남걀은 “처음 시도하는 일”이라며 “아주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다음달 1일 에베레스트 남쪽 정상 등정 코스인 사우스 콜(8000m)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사우스 콜과 정상(8848m) 사이에 있을 주검들을 수습해올 예정이다. 이곳은 산소가 희박할 뿐만 아니라 험한 지형과 강한 눈보라로 1953년 이후 300명 가량이 숨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셰르파 팀은 우선 주검 5구를 수습할 예정이다. 남걀은 “내가 수년째 보아온 주검만 3구”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셰르파 팀이 수습할 시신에는 2008년 숨진 스위스 등반가의 것도 포함되어 있다. 남걀은 “주검을 찾아서 베이스캠프 밑에서 화장을 하기로 했다”며 “가족의 동의도 받았다”고 말했다. 남걀은 히말라야 정상을 7차례 오른 경험이 있으며, 팀원 가운데는 14차례 이상 오른 이도 있다. 모두 1차례 이상은 정상에 오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이다.

 셰르파 팀은 죽음의 지대에 버려진 산소통과 밧줄, 텐트 같은 쓰레기 3000㎏도 수거할 예정이다. 히말라야 쓰레기 수거는 다른 등반가들도 한 적이 있지만, 죽음의 지대 쓰레기 청소는 셰르파 팀이 처음이다. 네팔 정부는 1950년 외국인 등반가들의 입국을 허용하면서 히말라야 관광 수입이라는 황금알을 얻었지만, 동시에 엄청난 쓰레기 투기라는 부작용도 겪고 있다. 네팔 정부는 15년전 히말라야 쓰레기 투기를 완전히 금지했다. 하지만 히말라야 쓰레기가 얼마나 쌓여있는지 정확한 규모는 알수 없다. 셰르파 팀이 베이스캠프를 차리는 사우스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쓰레기 봉우리라는 오명도 갖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히말라야의 눈이 녹으면서 눈속에 묻혀있던 쓰레기가 겉으로 드러나고 있다. 남걀은 “쓰레기 중에는 (1953년 히말라야 정상 등정에 성공한 최초의 서구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가 사용했던 것도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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